아이폰 생산차질에도 핵심 부품사 LG이노텍 잘 나가는 이유
“아이폰14 출하량 30% 추가 감소”
LG이노텍, 카메라모듈 공급하지만 영향 없어
애플, 공장 정상화 대비 부품 수급 그대로
애플의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폭스콘 공장 소요 사태로 아이폰14 출하량이 급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공장 정상화를 대비해 부품을 기존 계획대로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올해 무난히 역대 최대 성적을 달성하고, 내년에도 아이폰15 신규 부품 공급을 확대하며 승승장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메라모듈 세계 1위 LG이노텍의 올해 매출 전망치는 약 20조1900억원, 영업이익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35%, 34% 이상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난 올해부터 대다수 정보기술(IT) 업체가 수요 급감으로 실적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큰손’ 고객 애플을 등에 업고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증권가는 4분기에도 LG이노텍이 아이폰14 프로 비중 확대에 힘입어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이폰 후면 메인카메라를 주로 공급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 5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아이폰 최대 생산 업체인 폭스콘의 정저우 공장 직원 대거 이탈이 잇따르면서 애플을 비롯한 부품사들의 실적이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폭스콘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시리즈 전 세계 출하량의 80%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코로나19 봉쇄와 임금 문제로 대규모 소요가 일어나고 있다. 3주 전인 지난 6일 애플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정저우 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되면서 아이폰14 프로 모델 출하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이 상황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회사 측은 공장 신규 노동자를 충원해 이달 말 조업을 정상화하려고 했지만, 신규 인력도 낮은 임금에 불만을 품고 공장을 떠나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지난 26일 “정저우 공장에서 현재 직원 3만명 이상이 이탈하며 이번달 아이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30% 추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CNN비즈니스는 “애플이 앞으로 매주 1억달러(약 1조3400억원)씩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까지 아이폰 대규모 부족 사태는 지속될 것이다”라고 했다. 현재 아이폰14 프로 제품을 구입하려면 최대 40일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아직 LG이노텍이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정상화를 대비해 애플은 부품을 기존 계획대로 공급받고 있다”며 “사태가 12월을 넘어 내년까지 이어지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나, 지금까지는 수요에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상 LG이노텍은 9월 애플 신제품 출시 뒤 11~12월 연말 최대 성수기를 거쳐 4분기 매출 최대치를 찍는데, 현재는 애플이 추가 주문을 안 하고 있을 뿐 기존 주문량에는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애플의 연말 추가 주문이 들어오지 않아 LG이노텍의 4분기 매출 추가분에 다소 영향이 있을 순 있지만, 아이폰14 프로 제품군 수요는 여전히 높기 때문에 내년 1분기로 매출 증가분이 이연되는 정도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의 내년 상황은 더 좋다. 애플이 내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15의 후면 카메라에 줌(zoom·피사체를 확대) 성능을 개선한 폴디드(folded·접히는) 줌 카메라를 탑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잠망경 형태의 폴디드 줌은 멀리 있는 사물을 당겨 찍는 역할을 하는 망원렌즈를 세로가 아닌 가로로 구현해 이른바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를 최소화한 부품이다. 애플은 이미 LG이노텍으로부터 일부 폴디드 줌을 공급받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폴디드 줌 카메라 모듈은 평균판매단가(ASP)를 올리기 때문에 내년 LG이노텍의 카메라 모듈 매출액도 2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애플을 고객사로 둔 부품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실적 차이는 더 벌어질 것이다”라며 “탄탄한 애플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외에 전장 사업부도 LG전자 발(發) 주문 증가 등으로 흑자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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