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1년 KBS 8기 공채로 데뷔한 배우 권재희.
단정한 이미지와 안정된 연기로 꾸준히 대중의 사랑을 받았어요.
드라마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달콤한 원수’ 등에서 얼굴을 비추며 중견 배우로 자리 잡았죠.

하지만 그녀의 삶을 바꾼 건 연기보다 훨씬 개인적인 가정사였대요.
그 시작은 바로 아버지의 죽음이었어요.

권재희의 부친 권재혁 씨는 1968년 ‘남조선해방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사형당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였지만, 그 실상은 조작된 간첩 사건이었죠.
중앙정보부에 의해 아버지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거예요.

그로 인해 가족은 수십 년간 ‘간첩의 가족’이라는 낙인 속에 살았습니다.
권재희는 한동안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 그 상처를 품고 있었대요.
그리고 바로 그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준 사람이 있었습니다.

역사학자 한홍구 교수.
그는 직접 쓴 글을 기고하거나 유족의 재심 청구를 도우며 권재혁 씨의 억울한 죽음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의 꾸준한 노력 끝에 2014년, 대법원은 권재혁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죠.

그 과정에서 권재희는 아버지의 명예를 되찾아준 한 교수에게 깊은 신뢰와 감사를 느꼈대요.
힘든 일들을 함께 견뎌온 동지애도 생겨났고요.
두 사람은 오랜 시간 교류를 이어오다 결국 서로의 인생을 함께하기로 했죠.

2020년, 권재희는 한홍구 교수와 재혼했습니다.
화려한 결혼식도, 청첩장도 없이 가족만 모여 조용히 결혼 서약을 나눴다는데요.

그녀는 결혼 후 인터뷰에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존경하고 감사하며 살겠다”고 전했습니다.
배우로서보다 한 사람으로서의 진심이 담긴 소감이었어요.

지금의 권재희는 여전히 배우로 활동하고 있어요.
또한 다큐멘터리 ‘나는 사형수의 딸입니다’에 출연해 아버지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기도 했죠.
고통을 숨기지 않고, 그 상처를 나누는 일.
이제 권재희는 슬픔의 기억 위에서, 감사와 사랑으로 다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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