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입으로 짓는 최악의 허물 16가지

나이가 든다는 것은 지혜와 경륜이 쌓이는 과정이지만, 안타깝게도 입으로 짓는 허물 또한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에는 신중했던 사람도 노년에 이르러 말실수가 잦아지고, 자신도 모르는 새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조선 후기 학자 허목은 이러한 노년의 구과(口過), 즉 입으로 짓기 쉬운 잘못을 경계하기 위해 '노인의 16가지 경계(不如默田社老人十六戒)'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이 글은 나이 듦과 함께 무거워지는 말의 무게를 성찰하게 합니다.

1. 행언희학(行言戲謔) : 실없이 시시덕거리는 우스갯말, 노년의 품격을 떨어뜨리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매사에 진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실없는 농담을 일삼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가벼운 말은 자칫 타인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며, 때론 강한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말 한마디에도 품격을 담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2. 성색(聲色) : 음담패설, 노년의 추태를 경계하라
음담패설을 즐기는 것은 노년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 앞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강한 불쾌감을 줄 수 있으며, 성희롱으로 간주 될 수도 있습니다.

3. 화리(貨利) : 돈 이야기만 하는 팍팍한 노년
경제적인 안정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만날 때마다 돈 이야기만 하는 것은 삭막한 인상을 줍니다. 나이가 들수록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질 수 있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돈은 삶의 수단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4. 분체(忿㚄) : 걸핏하면 화내는 노인, 존경받기 어렵다
나이가 들면서 없어 보이는 언행이 바로 ‘화’입니다. 작은 일에도 버럭 화를 내고, 언성을 높이는 것은 자신의 건강에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불편함을 줍니다. 특히, 아랫사람에게 화풀이하는 것은 노년의 권위를 스스로 실추시키는 행동입니다.

5. 교격(撟激) : 과격한 말, 소통을 가로막다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 것은 좋지만, 남의 말은 전혀 듣지 않고 과격한 말만 쏟아내는 것은 소통을 단절시키는 행위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과신하여 독단적인 태도를 보이기 쉬운데, 이는 오히려 고립을 자초할 뿐입니다.

6. 첨녕(諂佞) : 체모 없이 아첨하는 말, 추해 보일 뿐이다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사람에게 지나치게 아부하는 것은 노년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체면을 버리고 아첨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뿐입니다.

7. 구사(苟私) : 사사로운 이익만 좇는 쩨쩨한 노년
공적인 일에도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앞세우는 것은 노년의 추한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봉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다면 존경받기 어렵습니다.

8. 긍벌(矜伐) : '왕년 타령', 이제는 그만할 때
'내가 왕년에는…' 이라는 말로 과거의 무용담을 늘어놓으며, 현재의 자신을 과시하는 것은 씁쓸한 뒷모습을 남길 뿐입니다. 지나간 성취에만 매달리기보다 현재에 충실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노년이 더욱 아름답습니다.

9. 기극(忌克) : 저보다 나은 이를 꺼리는 마음
자신보다 젊거나 뛰어난 사람을 보면 괜히 심술이 나고, 그들의 성공을 깎아내리려는 마음은 노년의 추한 모습입니다. 타인의 성취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그들의 성장에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10. 치과(恥過) : 남이 내 잘못을 지적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노인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으면 수치스럽게 여기고, 어떻게든 변명하려는 태도는 노년의 어리석음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통해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11. 택비(澤非) : 잘못을 덮으려는 얄팍한 수
잘못을 저지르고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로 덮으려는 것은 노년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동입니다. 정직함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며, 특히 노년에는 더욱 중요합니다.

12. 논인자후(論人訾詬) : 남 험담하기, 노년의 가장 큰 허물
남의 험담을 늘어놓고, 비방하는 것은 노년의 가장 추한 모습 중 하나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긍정적인 말과 덕담을 나누는 데 힘써야 하며, 타인에 대한 험담은 삼가야 합니다.

13. 행직경우(倖直傾訏) : 저 혼자 곧은 체하며 남의 허물을 들추는 노인
저 혼자 곧은 척하면서, 은근히 다른 사람의 약점이나 실수를 들추어 비난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노년의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언행일치에 힘써야 하며, 말과 행동이 다른 표리부동함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일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14. 멸인지선(蔑人之善) : 남의 장점은 애써 무시하는 옹졸함
타인의 장점을 칭찬하기는커녕, 애써 무시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옹졸한 노년의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고, 이를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합니다.

15. 양인지건(揚人之愆) : 남의 사소한 잘못도 들추어내어 떠벌리는 노인
타인의 사소한 실수나 약점을 들추어내고, 이를 퍼뜨리는 것은 노년의 가혹한 모습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타인의 허물을 덮어주고, 관용을 베푸는 데 힘써야 합니다.

16. 시휘세변(時諱世變) : '말세' 타령, 부정적인 노년
세상이 변하는 것을 한탄하며, '말세'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은 부정적인 노년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목은 16가지 구과를 나열한 뒤, "삼가지 않는 사람은 작게는 욕을 먹고, 크게는 재앙이 그 몸에 미친다"고 경고합니다. 허목의 경계를 거울삼아, 나이 들수록 더욱 신중하고 사려 깊은 언어생활을 해야 할 것입니다.

참고한 도서 :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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