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타수'라고 하는 스코어로 그 실력이 판가름됩니다. 에티켓과 매너라는 측면이 '정성적'인 영역이라면, 타수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량적' 영역인 것이죠.
누구나 싱글을 꿈꾼다
골프라면 누구나 '싱글'을 꿈꿉니다. 이 단어는 사실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봐야 하는데, '싱글- 디짓-핸디캡 골퍼 (Single Digit Hadicap Golfer)' 정도가 맞는 용어입니다. 즉 핸디캡이 한 자릿수인 골퍼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80타 정도 혹은 그 이내의 타수, 더 엄격한 곳에서는 '70대 타수'의 스코어만이 싱글 골퍼로 간주되기도 합니다. 이에 비해 90타 정도를 치는 골퍼들은 보기 골퍼라는 표현을 많이 쓰죠.
사실 이런 핸디캡 상의 정의를 떠나서, 우리에게 싱글골퍼 혹은 보기 골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싱글 골퍼는 드라이버도 멀리 치며, 많은 홀에서 버디를 노리고, 어이없는 실수도 거의 없습니다.
그에 비해, 보기 골퍼는 약간의 인간미가 있습니다. 가끔 티 샷이 오비가 나기도 하고, 어이없는 쓰리 펏도 하지만, 파 역시 많이 잡을 '가능성 있는' 골퍼로 인식이 되죠.
그런데, 과연 80타 골퍼와 90타 골퍼는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날까요?

80타와 90타 골퍼의 통계적 차이 - 무너진 홀이 몇 개인가?
80타 골퍼와 90타 골퍼가 어떻게 다른지, 특히 정량적으로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분석한 사람이 있습니다. 마크 브로디라는 수학 교수인데, 현재 투어에서 선수들을 평가하는 요소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이득 타수 (스트로크 게인드, Strokes Gained) 컨셉의 창시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분석에 의하면, 80타와 90타는 '무너진' 홀의 개수에서 가장 큰 차이가 납니다. 무너진 홀이라 하면 더블 보기 혹은 그 이상의 타수를 기록하는 홀인데, 80타를 치는 골퍼는 평균 2개의 홀, 90타를 치는 골퍼는 평균 5개의 홀에서 '망가진' 스코어를 적어냅니다.
평균 홀 차이는 3개밖에 안되지만, 10타의 차이 중 거의 8타가 이 세 개 홀에서 발생한다고 합니다. 즉 무너지더라도, 더블 보기 정도에서라도 어떻게든 막아내고, 이러한 홀의 숫자를 줄여야 하는 것이 바로 80타를 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재미있는 사실 하나는 '버디'는 타수 차이의 10% 정도에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골프는 잘 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더 쉽게 말하면 버디하는 것보다 더블 보기 하지 않는 것이 더 의미있다는 것입니다.

80타 골퍼와 90타 골퍼 - 분야별로 살펴보자
브로디 교수는, 이 두 집단 간의 차이를 드라이버, 어프로치, 퍼트와 같은 샷의 종류에 따라서도 분석을 했습니다.
이 분석에 의하면, 드라이버나 어프로치로 인한 샷 실수로 인해 90타 골퍼는 세 타 이상의 타수 손실을 입게 된니다. 앞서 언급한대로, 골프는 잘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와도 연관이 되는 결과입니다.

이 통계치에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골프에 대한 상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바로 '숏게임'의 중요성입니다.
위 표에서 어프로치 샷 실수로 인한 손실이 직접적으로 2타 더 발생한 것으로 나오지만, 40야드 이내의 샷 과 같이 어프로치 샷 결과에 따른 타수 차이가 사실 더 중요합니다.
브로디 교수는 60야드 이내의 샷 결과에 의해 약 3.25타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퍼트를 제외하고도, 어프로치 실력만으로도 80타와 90타를 치는 사람 사이에는 3타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죠. 여기서 말하는 어프로치 실력이란 홀에 얼마나 가깝게 붙이냐이고, 이 결과에 따라 퍼트 수도 자연스럽게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남은 거리가 길어질수록 급격하게 퍼트 성공률이 낮아진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가까운 사실이니까요.
우리는 중요한 샷에 집중하고 연습하는가?
이렇게 타수 차이를 분석하고 나면, 대부분의 골퍼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교훈이 만들어집니다. 과연 우리는 샷의 중요도에 따라 우리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그리고 그 관심도에 따라 용품에 관심을 가지거나,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입니다.
혹시 오늘도 10타를 줄이겠다고 드라이버만 300번 친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겠습니다. 한 라운드를 기준으로 보면 드라이버는 14번 밖에 치지 않지만, 퍼터는 30번 이상을 치는데 말이죠. 싱글 골퍼가 되려면 연습 방법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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