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식 보관 독·단지 덮었던 나무뚜껑 조망

비움박물관 전경

<@1>광주 비움박물관(관장 이영화)은 가을기획전시를 오는 20일부터 11월20일까지 ‘계절을 잊은 철부지 문명의 가을, 철 들게 하는 큰 나무 얼굴’이라는 타이틀로 갖는다.

전시에서는 곡식을 보관하던 독과 단지를 덮었던 다양한 모양의 나무뚜껑들을 집중 조망한다. 더불어 인체의 뚜껑 역할을 하며 선비의 자존심과 품위를 세워주던 갓과 이를 보관하던 갓집도 함께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는 수확과 풍요의 계절에 비움박물관에서는 가난했지만 절약과 배움을 잊지 않고 실천?던 조상들의 삶을 나무뚜껑을 통해 들여다보기 위한 취지를 내세우고 있다.

나무는 ‘살아서 백년, 죽어서 백년’이라는 말이 있다. 살아서는 아낌없이 맑은 공기와 그늘, 열매를 제공하고 명을 다하고서는 가구, 건축, 관상용 등 다양한 쓰임으로 우리 곁에 항상 머물고 있다. 옛 조상들은 나무를 다양한 용도로 일상에서 활용해 왔다.

<@2>이에 따라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뚜껑이 의미를 되새기면서 푸근한 큰 나무 얼굴과 같은 나무뚜껑을 통해 옛 선조들의 정신과 마음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농민들이 손으로 직접 만든 나무뚜껑은 그 어느 것도 같은 모양을 찾을 수 없어 마치 얼이 담긴 다양한 사람의 얼굴처럼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편 광주에서 유일한 사립 민속박물관인 비움박물관에서는 3만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소장품 중에서 계절마다 주제에 알맞는 전시품을 선별해 1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영화 관장은 “문명사회에서 오는 언어의 타락과 물질의 혼탁에 안타까움을 느껴 이번 전시를 열게 됐다”며 “현대인들이 편리함에만 매몰되지 않고, 절약과 배움을 게을리 하지 않았던 조상들의 지혜를 이번 전시에서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개막 당일인 20일에는 전 전시장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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