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규제 뛰어넘을 치트키"…경자구역,인천과 차별화가 관건

지홍구 기자(gigu@mk.co.kr) 2026. 6. 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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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지자체들 '경제자유구역 모시기 경쟁'
수도권은 비수도권에 비해
대규모 개발·투자유치 어려워
인천 송도·청라·영종지구
지정이후 국제도시로 성장
일부선 "만능키 될 수 없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국제도시. 인천경제청

민선 9기 출범을 앞두고 수도권에서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수도권 규제를 돌파할 '치트키'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수정법)'에 따라 비수도권에 비해 대규모 개발과 투자 유치가 쉽지 않다.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과밀억제권역이나 성장관리권역으로 묶이면 대기업 공장 신·증설, 대학 설립, 대규모 개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되면 견고한 수정법을 우회할 빈틈이 생긴다. 수정법상 권역별 행위 제한이나 총량 규제 등에서 예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수도권에 배정되는 공장 총량과 관계없이 국내외 첨단 기업의 제조·연구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법적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

수도권 규제를 넘어 연착륙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벤치마킹 모델로 인기인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주인공이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 정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수도권 규제를 전면 제외하려했지만 전국 지자체가 반발하면서 수정법 규제를 완전히 배제하지 못했다.

대신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이 들어올 때는 수도권 대기업 총량제나 공장 신·증설 규제를 적용받지 않도록 예외를 뒀다. 초기에는 국내 대기업 진입도 막혀 역차별 논란이 있었으나 이후 법 개정을 통해 경제자유구역 안에 첨단 업종에 한해 국내 대기업도 공장 신·증설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의 대규모 공장이 송도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그 결과 갯벌과 황무지에 불과했던 송도·청라·영종지구는 경제자유구역 지정 후 대한민국 대표 국제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경제자유구역 외국인직접투자(FDI) 누적 신고액은 7억9100만달러로 최근 6년 실적 중 가장 높다. 작년 목표치인 6억달러를 훌쩍 넘겼다.

전국 9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가장 많은 FDI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경제자유구역 지정 당시 3개에 불과했던 외투기업은 367개(2024년 기준)로 122배 늘었다. 전국 경제자유구역 외투기업 690개 중 53.2%가 인천에 있다. 또한 녹색기후기금(GCF) 등 15개 국제기구를 품어 국제기구 대표 도시가 됐다.

글로벌 교육·연구기관도 적지 않다. 글로벌 인재 양성 등을 목표로 설립된 인천글로벌캠퍼스(IGC)에는 해외 명문인 뉴욕주립대, 조지메이슨대, 겐트대, 유타대, FIT 등 5개 외국 대학이 입주했다.

송도국제도시엔 4차 산업혁명 핵심인 반도체와 바이오 기업들이 속속 모여들고, 마지막 남은 매립지인 송도 11공구에는 바이오 대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서울과 가장 가까운 청라국제도시는 하나금융그룹이 오는 9월부터 이전을 시작해 금융·데이터·인재 양성 등 다양한 기능이 결합된 금융 중심지로 거듭난다.

내년 말 스타필드청라까지 완공되면 청라는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1년 내내 열리는 2만1000석 규모 멀티 스타디움 돔구장과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통해 유통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가 완전히 결합된 세계 최초의 체류형 복합 쇼핑몰 도시로 거듭난다.

인천국제공항을 품은 영종국제도시는 2017년 동북아 최초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에 이어 동북아 최대 규모인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가 2024년 문을 열었다. 최근엔 인천공항 배후에 항공정비(MRO) 관련 사업장이 잇따라 입주해 MRO·관광·레저 거점으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말엔 인천경제청이 산업통상부에 강화 남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신청해 신규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지자체가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만능키'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경기도와 충남도가 공동으로 추진해 온 황해경제자유구역(2008년 지정)은 이후 충남도가 손을 떼면서 경기도 단독 사업으로 축소됐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지구 해제와 추가 지정 등 부침을 겪었다. 여러 기초단체에 소규모로 지정돼 집적 효과가 떨어지고 외국인 정주 여건, 글로벌 접근성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비해 부족한 결과다. 사업시행자 지정·취소 과정에서 소송전으로 치닫거나, 지자체 간 갈등으로 행정 공백이 길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기존 지방 산단과 경쟁하는 수준의 제조업 유치에 그친다면 수도권에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할 명분도, 실익도 사라진다"면서 "글로벌 앵커기업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정교한 산업 생태계와 정주 환경이 먼저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과 경기도는 지리적으로 붙어 있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슷하게 보인다"면서 "인천경제자유구역과의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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