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어요" 걷는 순간 감탄 나오는 2.4km 해안 산책로

울릉도 도동 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파도 소리가 귓가를 스치고, 절벽 아래로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를 따라 걷는 길.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풍경이 실제로 펼쳐지는 곳이 있다.

바로 울릉도의 ‘도동 해안산책로’다. 이곳을 걸으면 단순히 해안길을 걷는다는 감각을 넘어, 수백만 년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지질의 흔적과 자연의 이야기를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트레킹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 번 밟아보고 싶은 ‘진짜 보물길’로 손꼽히는 이곳. 울릉도 여행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이유를 직접 걸으며 발견해보자.

울릉도 도동 해안산책로

도동 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도동 해안산책로는 저동과 도동을 이어주는 ‘행남 해안길’의 일부이자, ‘울릉해담길’의 첫 구간에 해당한다. 길이는 약 2.8km로, 여유롭게 걸어도 두 시간 남짓이면 충분히 완주할 수 있다.

이 산책로의 가장 큰 매력은 언제나 바다를 곁에 두고 걷는다는 점. 바람을 맞으며 걷는 동안, 길가에는 LED 가로등과 무지개다리, 다양한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초보 트레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특히 ‘해안누리길 34코스’로 지정된 만큼, 울릉도 고유의 화산 지형과 암석의 생생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울릉도 도동등대 해안길/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이 길의 진짜 매력은 바로 걷는 동안 울릉도의 탄생과 변화, 수백만 년의 지질학적 역사를 직접 마주한다는 데 있다.

도동항에서 도동등대로 이어지는 길을 걷다 보면, 암석의 생성 연대가 점점 젊어진다.

울릉도 도동등대 해안길 트레킹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초기 화산활동의 흔적부터 산사태로 쌓인 재퇴적쇄설암, 고온의 화산재가 굳어져 만들어진 이그님브라이트, 마지막 조면암까지 걸음마다 울릉도의 지질사가 손에 잡힐 듯 이어진다.

학술적 가치가 높아 가족 여행은 물론, 지질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바다를 옆에 두고 걷는 동안, 문득문득 ‘내가 지금 자연의 시간 위를 걷고 있구나’ 하는 특별한 감동이 밀려온다.

울릉도 도동등대 해안길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도동 해안산책로의 또 다른 매력은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책로 전체가 바다를 따라 조성되어 있지만, 안전한 데크와 가드레일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중간중간 무지개다리 같은 포토스팟과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돼 있어, 사진을 남기거나 잠시 바닷바람을 맞으며 쉬어가기에도 딱 좋다.

해질 무렵 붉게 물든 바다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풍경은 이 길을 걷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울릉도 동동 해안산책로 / 사진=한국관광공사 천준교

도동항과 가까워 접근성이 뛰어나며, 입장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여행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저동에서 도동까지 이어지는 전체 행남 해안길을 완주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걷는 내내 발끝에 전해지는 파도 소리와 자연의 향연이, 지친 일상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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