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156km 쾌투와 피 섞인 투구, 곽빈이 '손톱' 핑계를 거부한 이유

[스탠딩아웃]= WBC 본선을 사흘 앞둔 최종 리허설에서 대한민국 에이스 곽빈(두산)이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았다. 2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한신 타이거스와의 공식 연습경기. 선발로 나선 곽빈은 2이닝 3안타 1 볼넷 1 삼진 3 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숫자만 보면 부진이지만, 그 이면에는 156km의 강속구와 손톱이 깨지는 투혼이 교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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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km 직구의 위력과 2회의 반전

시작은 압도적이었다. 1회 말 나카노 다쿠무와 캠 디베이니를 가볍게 요리한 곽빈은 일본 최고의 리드오프 치카모토 고지를 156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일본 현지 매체들도 "한국 에이스의 구위가 전광판 숫자로 증명됐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반전은 2회에 찾아왔다. 선두타자 볼넷이 화근이었다. 이후 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실점이 늘어났다. 류중일 감독은 2이닝 만에 곽빈을 교체했는데, 당초 계획보다 빠른 강판은 곽빈의 중지 손톱 상태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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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보다 '볼넷 강박'을 자책한 에이스

현장 취재기자에 따르면,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마주한 곽빈의 손가락은 피가 배어 나온 채 깨져 있었다. 이미 1회 종료 시점부터 손톱에 금이 가 있었지만, 그는 부상을 패배의 원인으로 돌리지 않았다. 곽빈은 "손톱 때문에 못 던진 게 아니다. 연습 경기지만 내 투구에 화가 났다"며 스스로를 강하게 몰아세웠다.

그가 꼽은 패인은 '볼넷 강박'이었다. 볼을 주지 않으려다 오히려 제구가 흔들렸고, 타자들이 노리는 정직한 타이밍에 직구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적시타를 친 한신 타자들 역시 "강한 직구를 던지는 투수라 콤팩트하게 대응하려 했다"며 곽빈의 구위를 인정하면서도 실투를 놓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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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을 향한 마지막 퍼즐

이번 등판은 곽빈에게 구속만으로는 단기전을 버틸 수 없다는 냉정한 교훈을 남겼다. 본선 무대의 정교한 타자들을 상대하려면 156km의 위력을 뒷받침할 심리적 평정심이 필수적이다. 곽빈은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 본선에서는 문제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대표팀은 이제 곽빈의 손톱 회복을 지원하며, 그가 이번 경기에서 느낀 자책을 본선 마운드에서 어떤 냉정함으로 승화시키느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곽빈이 본선 첫 경기에서 증명할 에이스의 무게감이 한국 마운드 운용의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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