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 전 느낌 그대로"… 신세계백화점, 한국 정서 담은 ‘더 헤리티지’ 개관 [현장+]

조회 392025. 4. 9. 수정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가 10년간의 리뉴얼을 마치고 9일 정식 개관했다. /사진=박재형 기자

9일 오전 서울 중구의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 과거 제일은행 본점으로 쓰이다 2015년 신세계백화점이 사들인 뒤 10년간의 리뉴얼을 마친 이 건물은 1935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원형 보존이 탈바꿈보다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한 일이라는 것은 외관 못지않게 고풍스러운 내부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1층 천장의 꽃문양 석고 부조와 4층 벽면의 나무 징두리, 계단실의 화강석 타일 마감 등 90년 전의 디테일은 “서울역사 등 인근 근대 건축물과 비교해도 재료와 기법이 다양하다”는 복원 관계자의 설명이 과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더 헤리티지는 신세계백화점 명동 타운화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입점과 한국의 전통문화를 동시에 담은 것이 특징이다. 내국인뿐 아니라 해외 VIP 관광객에게도 제대로 된, 가장 한국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복원과정에서 서울시 국가유산위원회 심의는 물론 국가유산위원회위원들에게 30번 넘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였다.

지하 1층~지상 5층인 더 헤리티지에서 가장 눈에 띈 지점도 전통을 계승한 지하 1층의 기프트숍이다. 영국의 해러드백화점이나 파리의 오가타부티크처럼 각국의 헤리티지를 반영한 장소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조성된 공간이다. 한국적인 분위기를 베이스로 계절에 따라 콘셉트가 바뀌는 구조다. 지금은 대나무, 짚풀, 금속, 한지, 모시 등을 전통기법과 결합해 만든 작품 250여점이 전시돼 있다.

'더 헤리티지' 지하 1층에 있는 기프트숍에 한국 전통기법으로 만들어진 소품들이 전시돼  있다. /사진=박재형 기자
'더 헤리티지' 4층 복도 전경. 천장과 벽, 문,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처음 준공됐을 당시처럼 복원돼 있다. /사진=박재형 기자

5층에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가 들어섰다. 기프트숍과 함께 한국의 문화유산을 신세계의 안목으로 풀어낸 공간이다. 한국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담은 전시가 열리거나 장인∙작가들과 협업해 다양한 ‘한국의 것’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신세계 한식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한 한과와 전통차를 소개하는 디저트 살롱은 더 헤리티지의 정체성에 화룡점정이 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더 헤리티지 개관에 맞춰 본관을 ‘더 리저브’로, 2005년 개관한 신관을 ‘디 에스테이트’로 새롭게 명명했다. 앞서 3월에 선보인 디 에스테이트, 이번에 새롭게 개관한 더 헤리티지에 이어 새 단장 중인 더 리저브도 올 하반기에 문을 연다. 이로써 정체된 본점의 외형 성장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점 매출(거래액)은 1조1452억원(2023년), 1조2138억원(2024년) 등으로 최근 2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3% 수준에 그쳤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의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담아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며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헤리티지'는 한국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이다. / 사진 = 박재형 기자

박재형 기자

이 콘텐츠가 마음에 드셨다면?
이런 콘텐츠는 어때요?

최근에 본 콘텐츠와 구독한
채널을 분석하여 관련있는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더 많은 콘텐츠를 보려면?

채널탭에서 더 풍성하고 다양하게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