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제품들은 20~30cm 가량 오차범위가 있어 오작동 가능성이 큰데 저희 제품은 10cm 이내로 줄여 정확도를 30% 이상 개선했습니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15일 서울 강서구 LG이노텍 마곡 본사에 열린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 기술 설명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LG이노텍을 이날 행사에서 자사 디지털 키 솔루션을 소개하고 관련 시연을 선보였다. 디지털 키는 무선통신 기술로 차량과 연결된 스마트폰을 이용해 차문을 열고 잠그거나 시동을 걸 수 있는 차세대 자동차 키다.
실물을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 잃어버릴 염려가 없는 데다 디지털 키가 탑재된 차량에 연결된 스마트폰이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어 도난 위험이 적다. 통상 한 차량에 디지털 키 모듈은 6개 정도가 적용되며 차 크기와 형태에 따라 많게는 8개까지 들어간다.
글로벌 차량용 디지털키 시장은 최근 카셰어링, 렌터카 등 차량 공유 산업이 성장하며 올해 6000억원에서 오는 2030년 3조3000억원으로 약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시장의 수요를 포착한 LG이노텍은 2017년 디지털키 모듈 개발에 뛰어든 뒤 2019년 차량용 디지털키 모듈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탑승자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강화한 차세대 디지털키 솔루션을 개발해 오는 2028년 양산을 앞두고 있다.
김형근 전장마케팅담당은 "전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디지털키 적용 차량 비중은 2024년 말 기준 20%지만 2030년이 되면 60%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이미 작년에만 국내외 14개 차종에 제품을 수주했으며 추가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북미 및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차세대 디지털 키 솔루션의 장점은 저전력 블루투스(BLE)와 초광대역 무선통신(UWB)을 결합해 전파 방해에 취약한 1세대 제품의 단점을 보완하고 보안 위험을 낮췄다. 시중에 판매되는 기존 제품 대비 오차범위를 대폭 줄여 위치 정확도를 높혔다.
남형기 커넥티비티 개발실장은 "기존 제품들은 정확성 문제로 차량 뒤쪽에서 문을 열었는데 앞문이 열리는 등 오작동이 빈번했다"며 "자사 제품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3D 측위 알고리즘을 적용해 정확도를 높히고 개발에 투입되는 리소스도 50% 이상 획기적으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향후 디지털키 솔루션에 자체 개발한 레이더를 추가 장착해 3세대 제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차량을 여닫거나 시동을 켜는 등 기존 기능을 넘어 안전과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가령 차량에 남겨진 아동을 감지하는 CPD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이의 움직임 또는 호흡을 레이더가 즉시 감지한 뒤 운전자 스마트폰에 실시간으로 알람을 보내준다.
미국 안전보장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차량에 홀로 남겨진 아동 39명이 일사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관련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완성차 업체들의 CPD 기능 탑재 역시 향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 실장은 "기존 CPD 장치는 좌석 중량의 변화로 아동의 탑승여부를 감지했던 만큼 아동의 무게와 비슷한 가방을 올려놓으면 이를 인식해 알람을 잘 못 보내는 경우가 잦았다"며 "반면 자사 디지털 키에 장착된 CPD는 레이더를 통해 아동 특유의 미세호흡을 감지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에서 LG이노텍 관계자가 디지털 키가 탑재된 스마트폰을 뒷주머니에 넣고 차량과 5m 떨어진 구간에 들어서자 차량 옆 설치된 모니터에 운전자를 환영하는 문구가 떴다.
이어 트렁크 쪽으로 이동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밑 부분에 발을 갖다 대니 '킥 모션'이 감지 되며 트렁크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또 문 잠긴 차량에 아이가 홀로 남겨진 상황을 가정한 시연에서도 1세 아동의 모습을 한 더비 인형 남겨지자 미세 호흡을 감지하고 10초 만에 운전자에게 알람을 보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배성준 편의제어통신 소프트웨어(SW) 개발팀장은 "고객의 필요에 따라 조명·사이드미러 조절 등 웰컴 기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이밖에 강제로 차 문을 여는 시도가 있을 때 즉각 알람을 전송하거나 후방 충돌 방지, 안전벨트 미착용 경고 알람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의 전장 부품 사업은 크게 △컨트롤 솔루션(파워 모듈) △라이팅 솔루션(차량용 램프) △센싱 솔루션(자율주행 관련) △커넥티비티 솔루션(통신 부품) 등으로 구성된다.
유 전무는 "2030년에는 디지털 키를 포함해 전체 커넥티비티 사업을 1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며 "또 글로벌 시장에서 1위를 목표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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