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관리, ‘타이밍’ 알면 더 쉬워진다
혈당을 낮추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생활 속 작은 변화로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때 적절한 타이밍을 알아두면 혈당 관리가 더 쉬워진다.
노력 대비 효과 큰 ‘거꾸로 식사법'
혈당 관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거꾸로 식사법'부터 시작해 보길 권한다. 식사 때 식이섬유를 먼저 먹고 이어 단백질과 지방, 마지막으로 탄수화물을 먹는 방법이다. 즉, 채소-고기-밥 순서로 먹는 것인데, 이렇게 순서만 바꾸면 같은 걸 먹어도 식후 혈당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 섬유질이 장에 끈적이는 망을 만들어 음식물이 천천히 흡수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소화 속도가 늦어지면 더 적은 양의 포도당이 혈액에 천천히 도달해 혈당 곡선이 완만해진다.
과자,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류도 언제 먹는지가 중요하다. 간식으로 섭취하면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혈당이 급격히 상승한다. 따라서, 디저트류 섭취의 가장 좋은 타이밍은 식후다.
혈당 관리 쉬워지는 ‘한 숟갈’
식초와 땅콩버터를 곁들이면 혈당 곡선을 더욱 완만하게 조절할 수 있다. 먼저, 식초의 주 성분인 아세트산은 포도당 분해 효소를 임시적으로 비활성화시켜 포도당이 혈류에 더 천천히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 몸의 세포가 포도당을 더 많이 태우게 해 혈당의 안정화를 돕는 것도 식초의 효능. 식전, 식후 언제 복용하든 혈당 곡선 완만화에 도움 되지만, 굳이 뽑자면 식전에 식초를 섭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식초 원액의 경우 속쓰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1큰술 당 250mL 이상의 물에 희석해 마셔야 한다.
땅콩버터는 불포화 지방,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이다. 단백질과 지방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여 탄수화물 섭취를 제한하며, 특히 불포화 지방산은 혈당 낮추고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다. 때문에 탄수화물 식품을 먹을 때 땅콩버터를 한 숟가락 곁들여 먹으면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효능을 얻으려면 당 함량이 적은 제품을 골라 하루 두 숟갈 이내로 섭취하길 권한다.
혈당 스파이크 막는 방패 ‘식후 운동’
식사 후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서는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근육이 수축되어야 근육 속 세포들이 포도당을 연소하여 체내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기 때문. 특히 스쿼트, 런지 등을 통해 허벅지, 엉덩이와 같은 큰 근육을 움직이면 포도당을 더 많이 소모하여 혈당이 낮아지는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
운동의 혈당강화 효과가 배가되는 골든타임은 식후다.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 연구팀이 당뇨병 환자 4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살펴보면, 아무 때나 30분 걷는 것보다는 매 식후 10분씩 걸었을 때 평균 혈당이 1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시간 운동하더라도 식후에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의미다. 따라서 식사를 한 후, 특히 탄수화물과 당을 섭취했다면 곧바로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길 권한다. 시간이 없다면 단 2분이라도 좋다. 20~30분 정도 걷는 것이 좋지만, 아일랜드 리머릭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5분 정도로도 혈당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관리법 점검∙개선하는 ‘연속혈당측정기’
혈당 변화 추이를 눈으로 확인하면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점검하며 스스로 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혈당 변화 추이는 연속혈당측정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피부 표면에 부착하여 채혈 없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로, 측정 결과는 스마트폰 전용 앱이나 수신기에 전송하여 24시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로 수치는 계속 살피는 것이 좋지만, 꼭 확인해야 할 타이밍을 꼽자면 식후 30~1시간 사이다. 혈당이 가장 높아지는 시점으로, 이때 혈당이 너무 높다면 몸을 움직여 수치를 낮춰야 한다. 아울러, 식후에 혈당을 측정하면 주의해야 할 음식도 찾을 수도 있다. 이스라엘의 와이즈만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같은 음식을 섭취해도 혈당의 상승 폭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일지라도, 누군가에게는 혈당 수치를 높여 피해야 하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면 혈당 급상승을 일으키는 음식과 몸에 무리를 주지 않는, 나에게 딱 맞는 음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맞춤형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 기초가 되며 식단 구성 후 점검 역시 가능하다.
김가영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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