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어떻게 안될까요?”...청춘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결혼상담소는 도리어 늘어
맞선 대신 다대다 만남 선호
와인파티에 요리소개팅까지
이 모임은 30~40명 가량의 미혼 남녀가 한 자리에 모여 파티처럼 대화를 즐길 수 있는 자리였는데, 일대일로 만나는 소개팅보다 한 번에 많은 이성을 만나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에 많은 이들이 참석했다.
김 씨는 “모임 같은 분위기에서 부담 없이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 마음에 드는 분을 만나기도 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새로웠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있으면 종종 참석할 것 같다”고 전했다.
비혼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며 결혼 건수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지만 이성 간의 만남을 원하는 수요는 끊이지 않으면서 결혼상담소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가성비’와 함께 심리적 만족도를 중요시하는 ‘가심비’까지 철저히 따지는 MZ세대의 선호를 반영해 과거처럼 일대일 만남이 아닌 다수의 인원을 파티나 요리모임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만날 수 있게 중개하는 업체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12일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결혼상담소는 지난해 1823곳으로 집계됐다. 결혼상담소는 미혼자를 대상으로 맞선 주선, 결혼 상담, 예식 준비 관련 구매와 예약대행 등의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하는 업종이다.
지난 2018년 1568곳에서 2019년 1596곳, 2020년 1680곳, 2021년 1695곳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며, 최근 4년새 250곳 넘게 늘어났다.
지역적으로는 작년 12월 기준 서울이 47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도(296곳), 대구(136곳) 순이었다. 세종특별자치시(12곳)를 제외한 전국 시도 중에서는 강원도와 울산광역시가 각각 27곳으로 가장 적었다.
반면 혼인건수는 혼인을 많이 하는 연령층인 30대 인구의 감소, 미혼 남녀의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 등을 이유로 꾸준히 감소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25만7622건이었던 혼인건수는 2019년 23만9159건, 2020년 21만3502건으로 줄었다. 2021년에는 19만2507건으로 처음으로 20만건을 밑돌았으며 작년에는 19만 1697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새 혼인건수는 6만건 이상 감소했다.
이처럼 혼인이 감소한 반면, 결혼상담소는 늘어난 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만남을 중개하는 소규모 업체들이 곳곳에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소개팅 플리케이션뿐 아니라 직장인 모임과 각종 파티 참석 인원을 모집하는 광고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방식은 남녀 여러 명이 자리를 바꿔가며 대화를 나누는 로테이션 소개팅, 요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요리 소개팅, 와인 파티, 네트워킹 모임, 유명 연애 TV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소개팅 등 다양하다.
소규모 결혼중개업체를 3년째 운영 중인 A씨(37)는 “기존에는 상대를 만나기 전까지는 외모도 알 수 없는 상태에서 고액을 지불하며 한정된 인원을 만나는 소개팅이 이뤄졌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소비자들도 고비용의 대형 업체 대신 좀 더 낮은 비용으로 다양한 인연을 만날 수 있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효율적으로 상대를 만나면서도 자신의 선호사항이 확실하게 반영된 만남을 원하는 MZ세대의 특성도 결혼중개업체의 전문적 분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재혼자만 찾아주는 전문 업체는 이제 평범한 수준이고 아예 같은 종교를 가진 사람들만 소개해주는 업체까지 생겼다.
교회를 다니는 30대 중반 여성인 김 모씨는 “교회를 다니는 또래 남자를 찾기 어려웠는데, 같은 종교를 믿는 남자를 소개해주는 앱을 통해 새로운 만남을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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