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형 ETF가 뜬다-上] 손실 방어하고, 수익은 곱절로

최동훈 기자 2026. 5. 2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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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형 ETF 순자산총액 90조4406억원, 1년새 68%↑
수익률 극대화 ‘레버리지’와 노후 대비 ‘커버드콜’ 인기
삼성운용-미래에셋운용이 파생형 ETF 시장 ‘쌍끌이’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최근 레버리지, 커버드콜 등 유형별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확대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수익률을 극대화하거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기 위한 투자 수단으로서 파생형 ETF를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포털에 따르면 파생형 ETF의 순자산총액은 지난 18일 기준 90조4406억원으로 집계됐다.
파생형 ETF의 순자산총액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작년 같은 기간(5월 16일)에 기록한 53조9857억원에 비해 67.5%나 증가한 액수다. 순자산총액은 주식, 채권 등 ETF 기초자산에 투자된 액수에서 운용보수, 부채 등을 뺀 자산의 규모를 의미한다. ETF 순자산총액은 해당 상품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지거나 기초자산 가치가 상승하면 확대된다. 파생형 ETF는 일반 ETF에 비해 수익을 더욱 늘리거나 고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특성을 갖춘 점으로 투자자 관심을 모으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생형 ETF는 옵션, 선물 등 파생상품에 일부 투자해 수익을 추가 창출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파생상품은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 같은 현물 자산을 사전 약속한 가격으로 미래에 거래하기로 한 계약(선물)이나 권리(옵션) 등을 가리킨다.

파생형 ETF엔 통상 현물 자산과 이를 기반으로 형성된 파생상품이 함께 기초자산으로 담긴다. 자산운용사는 파생형 ETF에 모인 투자금으로 현물과 파생상품을 같이 매수해, 현물에만 투자하는 일반형 ETF보다 높은 수익을 노린다.

파생형 ETF의 주요 유형으로 레버리지, 인버스, 커버드콜 등이 꼽힌다. 레버리지 ETF는 현물 자산과 이에 파생된 선물에 동시 투자해 현물 자산의 가치 흐름을 배수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현물만 투자하는 일반 ETF에 비해 선물의 가치 상승분이 더해져 수익이 배가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삼성자산운용의 레버리지 ETF인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 주요 종목 200개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된 주가지수인 코스피200의 선물에 함께 투자한다. 이를 통해 코스피200의 상승폭의 2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제공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KODEX 레버리지의 기초자산으로 KODEX200 ETF(26.96%), 삼성전자(21.12%), SK하이닉스(15.88%) 등 현물을 비롯해 코스피200지수선물(100.63%)을 담았다. 다른 레버리지 ETF에서 이와 유사한 기초자산 구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인버스 ETF는 선물에 투자해 수익률을 늘리는 점에서 레버리지 ETF와 같지만, 기초자산의 수익 흐름을 역방향으로 배수 추종하는 차이를 보인다. 예를 들어 인버스 ETF의 기초자산 가치가 1% 하락할 때 수익률 2%를 낸다. 투자자는 기초자산의 가치 하락이 예상될 때 인버스 ETF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커버드콜 ETF는 현물 자산과, 해당 자산을 미래 시점에 사전 지정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에 함께 투자하는 운용 구조를 갖췄다. 자산운용사는 기초자산으로 담은 주식 종목의 배당금이나 콜옵션을 매도해 확보한 수익(프리미엄)을 ETF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분배한다. 기초자산의 가치가 급등할 땐 콜옵션 가격만큼만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어 수익 창출이 제한된다. 반면 기초자산 가치가 하락하거나 횡보할 때 프리미엄으로 고정 수익을 얻거나 손실 하락분을 일부 상쇄할 수 있는 장점을 발휘한다.

예를 들어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은 코스피 200 종목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담고, 코스피200 지수에서 파생된 콜옵션을 매도해 투자자에게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변동장 속에서 수익률을 극대화하거나, 일정한 현금 흐름을 일으켜 노후를 대비하려는 목적으로 파생형 ETF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오는 27일 국내 첫 상장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에 투자하기 전 수료해야 하는 교육에 관해 마련한 이벤트를 안내하는 이미지. / 자료=한국투자증권

◇ 삼성-미래에셋운용,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채비

자산운용사들은 이 같은 투자 수요를 고려해 파생형 ETF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파생형 ETF의 순자산총액이 가장 큰 자산운용사는 삼성자산운용으로, 전년 동기(28조5152억원) 대비 89.8%나 증가한 54조1109억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24조2719억원), KB자산운용(5조5706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1조8438억원)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세 자산운용사들도 같은 기간 순자산총액을 24.7%, 92.1%, 42.6%씩 크게 늘렸다.

레버리지 ETF 시장에서도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강 구도를 형성했다. 양사가 지난 18일 기록한 레버리지 ETF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 130조725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129조6449억원으로 집계됐다. 양사는 레버리지 ETF 전체 규모인 437조5230억원의 과반(59.5%)을 차지했다.

상품 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8개로 삼성자산운용(10개)보다 많다. 하지만 삼성자산운용이 KODEX 레버리지(8조2868억원),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3조4327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2조5059억원) 등 수조원 규모의 인기 상품을 3개 보유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앞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레버리지 ETF 중에선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2조594억원)가 유일하게 조 단위의 순자산총액을 기록했다.

양사는 오는 27일 단일 종목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둔 레버리지 ETF를 나란히 출시해 투자 유치 경쟁을 치를 예정이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복수 종목이나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된 레버리지 ETF에 비해 변동성이 크지만,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는 점으로 투자자 관심을 받는 중이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14일 PLUS 고배당주위클리고정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총액이 1000억원을 돌파한 사실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 / 자료=한화자산운용

◇ KB자산운용, '고정커버드콜' ETF로 수익률 상위권 랭크

커버드콜 ETF 시장도 양사가 쌍끌이하는 가운데 삼성자산운용이 순자산총액으로 우위를 점했다. 지난 18일 각 사의 커버드콜 ETF 순자산총액은 삼성자산운용 144조4024억원, 123조9298억원으로 전체(426조6375억원)의 62.9%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커버드콜 상품 13개 가운데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5조4201억원)과 KODEX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1조5806억원)로 조 단위의 순자산총액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6개 상품 중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1조6292억원), TIGER 배당커버드콜액티브(1조5441억원) 등 2개를 조 단위로 운용 중이다.

KB자산운용이 올해 양강 구도 안에서 고정커버드콜 ETF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상위권에 랭크됐다. 고정커버드콜 ETF는 목표 분배 비율을 정해놓고 콜옵션 비중을 유연하게 조정해 고배당을 추구할 수 있는 유형이다.

지난 1월 2일~5월 18일 기간에 KB자산운용 상품 중 RISE 코리아밸류업위클리고정커버드콜이 수익률 61.01%를 기록해 커버드콜 ETF 56개 상품 중 4위를 기록했다.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24.81%)도 7위에 올랐다.

KB자산운용은 고정커버드콜을 앞세워, 타겟커버드콜이나 커버드콜액티브 등 유형의 상품을 주로 설정한 양강과 상품을 차별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타겟커버드콜 ETF는 콜옵션의 매도 비중을 10% 정도로 고정시켜, 분배금과 ETF 매매 차익을 일정 수준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이다.

파생형 ETF는 시황에 따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여러 선택지를 제공하는 상품으로서 꾸준히 시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이란 전쟁 장기화, 미국 국채금리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변수에 직면해 하락하는 가운데, 이날 인버스 ETF가 수익률 상위 목록에 들었다. 커버드콜 ETF는 노후 대비용 상품으로서 투자금을 중장기적으로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12일 신규 상장한 KODEX 반도체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를 홍보하기 위해 제작한 이미지. / 자료=삼성자산운용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커버드콜과 같은 ETF는 서로 특성이 다르지만 투자 저변이 확장됨에 따라 투자 수요를 꾸준히 창출할 것"이라며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미국에 상장된 오토콜러브 ETF와 같이 변동성이 낮거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ETF를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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