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세요’가 무서워졌어요
“중고 직거래 대신 택배 이용”

2021년 새집으로 이사한 직장인 A씨는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구매한 물품들로 방을 꾸몄다. 티셔츠와 옷걸이 같은 저가 물품부터 가구, TV, 스마트워치 등 고가 물품을 구매할 때도 당근마켓을 이용했다. 직거래를 권장하는 플랫폼 특성상 거래 대상자와 만날 시간을 조율하는 게 번거로웠지만, 사기 위험이 적고 즉석에서 흥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A씨가 당근마켓 이용을 꺼리게 된 건 지난 7월부터다. A씨는 12일 “신림동과 분당 서현역에서 잇따라 흉기난동이 일어난 후부터 모르는 사람을 만나는 게 무서워졌다”며 “출근길에도 사람 손을 보며 걸어갈 정도로 긴장 상태라 이젠 직거래를 못할 것 같다”고 했다.
A씨는 “당근마켓이 동네 기반 서비스라 더 무섭다”고도 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려면 이용자는 거주 지역을 인증해야 한다. A씨는 “한 번 거래한 사람을 동네에서 다시 마주칠 수 있다는 게 뭔가 께름칙하기도 하고, 내 주거지도 노출된다는 게 신경 쓰인다”고 했다.
프리랜서 웹툰작가 김모씨는 이런 이유로 직거래 플랫폼이 아닌 택배거래 플랫폼을 다시 이용하기 시작했다. 김씨는 “타인과의 만남이 안전하지 않다는 생각에 직거래를 피하게 된다”면서 “웬만하면 번개장터와 같은 택배 중고거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주부 B씨도 “흉기난동에 비하면 택배사기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앞으로도 택배거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당근마켓에 살인예고글이 올라온 일도 있었다. 중국 국적의 왕모씨는 지난달 4일 오전 2시43분쯤 당근마켓에 “혜화역에서 흉기난동을 할 테니 글을 본 사람은 피하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왕씨는 8초 만에 글을 지웠으나 경찰은 IP를 추적해 왕씨를 검거했다. 왕씨는 협박죄 및 출입국관리법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공공장소 이용하기, 3인 이상 함께 모이기 등 안전 수칙과 문제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외부 채널이 아닌 당근 채팅을 이용하라는 주의사항을 이용자들에게 당부했다”며 “사용자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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