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림 고향흑돼지, 흑돼지+전복+새우에 불쇼까지? 황홀한 뷰는 덤!
[리뷰타임스=라라 리뷰어] 눈이 시릴 정도로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그 바다 넘어 작은 섬 ‘비양도’.
누군가는 비양도를 셍텍취페리의 명작 어린왕자 속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같다고 했다. 한림항을 지나 해안 도로를 따라 남쪽 방향으로 걷다보면 오른편 바다의 비양도가 그 모양을 조금씩 바꿔가며 시야를 따라온다. ‘여기 쯤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일까? 아니면 조금 더 가야 할까’. 협재해수욕장 주변은 ‘막 찍어도 작품이 되는’, 늘 그림 같은 풍광을 선사한다. 안개 자욱한 날만 아니라면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비취빛 물색이 변함 없다. 여기에 저녁 노을까지 더해진다면, 핑크빛, 오렌지빛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빛의 향연에 황홀함마저 느껴진다.
흑돼지 전문점인 한림 고향흑돼지에선 이처럼 멋진 풍광을 눈에 담으며 흑돼지를 즐길 수 있다.
한림항 근처 포구 끄트머리쯤 자리한 고향흑돼지의 대표 메뉴는 흑돼지 2인 세트다. 흑돼지 오겹살과 목살 400g, 전복 2개, 새우 4개, 소시지 1개가 포함된 메뉴로, 가격은 52,000원. 세트 메뉴가 아닌 목살 또는 오겹살만 주문해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1인 4,000원을 추가해 세트 메뉴를 맛보는 걸 추천한다.
우리 일행은 셋이라 비양도가 한 눈에 들어오는 창가에 자리를 잡고 세트 메뉴를 주문했다. 하늘이 흐려 멋진 일몰까지 마주하진 못한 건 살짝 아쉽다.
잠시 후 내온 메뉴. 흑돼지 3덩이와 새우 6개, 전복 3개, 소시지 2개다. 고기, 해물에 더해 버섯과 양파까지 불판 위에 함께 올려졌다.
주인장께선 잠시 후 다시 온다며 불판의 고기를 그냥 두라 하고 다른 테이블을 살피러 간다.
불판에 닿은 고기가 지글지글거리며 익기 시작하자 주인장께선 뭔가 접시 하나를 들고 다시 우리 테이블로 왔다. 고사리나물, 콩나물, 김치가 담긴 접시다.
흑돼지와 해산물을 불판 한쪽으로 모으더니 공간을 비워 거기에 고사리나물, 콩나물, 김치를 올린다. 고사리나물은 봄 고사리시즌에 직접 꺾은 거란다.
흑돼지를 한 번 뒤집어 조금 더 익히고, 전복과 새우는 먹기 좋게 손질해 개인 접시에 올려준다. 그리고 나서 고기를 다시 뒤집기 전, 불판 위에선 시뻘건 불이 잠시 춤을 춘다. 불판 위 고기 속으로 불맛이 서서히 입혀진다. 보는 것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다 익은 고기를 먹기 좋게 잘라주시고는 ‘자, 이제 드셔도 됩니다’라며 주인장이 테이블을 떠난다.
상추를 한 손에 펴고 멜젓에 찍은 고기 한 점, 쌈장을 푹 찍은 마늘과 고추, 그리고 불판에서 함께 익고 있는 고사리나물과 김치를 조금씩 올려 큼지막하게 쌈을 만들어 한 입에 넣는다. 불맛이 제대로 입혀진 고기가 쫀득쫀득하다. 전복은 부드럽고, 큼지막한 새우는 입 안 깊숙이 고소함을 가득 채운다.
소주 한 잔을 곁들여 한 점 두 점 먹다보니 꽤 많아보이던 불판 위 고기가 어느덧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미 배가 충분히 부르다. 하지만 흑돼지를 구우면서 마지막 코스를 빼먹을 순 없다.
밥 한 공기를 주문해 불판에 펴고, 남아있는 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고 섞어 꼬들꼬들 볶음밥을 만든다.
이미 소주 1병씩을 비웠지만, 볶음밥은 또 새로운 안주가 된다.
방문 Tip_비양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창가 자리에 앉고 싶다면 식사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식당정보]
상호 : 한림 고향흑돼지
주소 :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해안로 29
메뉴 : 흑돼지 2인 세트 52,000원 (흑돼지(오겹살+목살) 400g+전복 2+새우 4+소시지 1)
영업시간 : 11:00~22:00 (브레이크타임 15:00~17:00/매주 수요일 휴무)
전화 : 064-796-6426
<lala_diman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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