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가 길 열어줬다!" IBK기업은행, 셧아웃 완승에 승점 57... 이제 남은 건

벼랑 끝에 몰렸던 IBK기업은행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습니다. 1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최종전에서 IBK기업은행은 정규리그 1위 한국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0(25-20, 25-23, 25-20)으로 완파했습니다. 이 승리로 기업은행은 승점 57점을 확보하며 일단 4위로 도약, 봄배구를 향한 '희망의 불씨'를 극적으로 살려냈습니다.

"1위 팀의 자비?" 주전 뺀 도로공사 상대로 진땀 승... 22-19 추격 허용한 방심의 순간

이날 경기는 1위를 확정한 한국도로공사가 주전 멤버인 모마, 강소휘, 타나차, 배유나 등을 대거 제외하며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사실상 기업은행에게는 '승리 조공'이나 다름없는 판이 깔렸지만, 경기는 예상외로 팽팽했습니다. 1세트 초반 16-5까지 달아나며 압도적인 전력을 과시하던 기업은행은 세트 후반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도로공사 백업 멤버들의 패기에 밀려 22-19까지 추격을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해결사는 역시 빅토리아였습니다. 빅토리아는 고비마다 타점 높은 공격으로 20득점을 퍼부었고, 육서영(11점)과 최정민(10점)이 뒤를 받치며 셧아웃 승리를 완성했습니다. 특히 3세트 14-15로 역전당했던 위기 상황에서 황민경의 노련한 운영과 상대 범실을 유도하는 수비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김호철 경질' 후 17승 10패의 기적, 하지만 '자력 확정' 실패가 남긴 뼈아픈 한끝

개인적인 분석을 보태자면, 올 시즌 IBK기업은행은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2라운드 도중 1승 8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김호철 전 감독을 경질했을 때만 해도 기업은행의 봄배구를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여오현 감독대행 체제 이후 17승 10패라는 경이로운 반전을 이뤄내며 리그 판도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의 표정에는 완벽한 기쁨보다 초조함이 서려 있었습니다. 자력으로 봄배구를 확정 짓지 못하고 타 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천수답' 처지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시즌 중반 잡을 수 있었던 경기들을 놓쳤던 아쉬움이 18일 현대건설전의 결과에 따라 V-리그 역사상 가장 아쉬운 탈락으로 기록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18일 GS칼텍스 vs 현대건설... "현대건설의 주전 휴식이 기업은행에 독이 될까?"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습니다. 5위 GS칼텍스(승점 54)가 18일 현대건설과의 최종전에서 승점 3점을 따내면 기업은행은 5위로 추락하며 시즌을 마감하게 됩니다. 반면 GS칼텍스가 승점 2점 이하(세트 스코어 3-2 승리 포함)에 그친다면 기업은행이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합니다.

문제는 현대건설의 태도입니다. 2위를 확정 지은 현대건설 역시 부상 방지를 위해 주전들을 대거 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업은행 입장에서는 도로공사처럼 비주전이 나온 현대건설이 GS칼텍스에게 승점을 헌납하지 않기를 기도해야 하는 입장입니다. 과연 여오현 대행의 마법이 봄배구 무대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아니면 17일의 승리가 '슬픈 셧아웃'으로 끝날지 전 배구 팬들의 시선이 장충체육관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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