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금리 여파 올해 1~3분기 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
가계대출 3000억원 줄어든 1768조원
판매신용 114조원…되레 2.5조원 늘어
가계신용 최대 불구 누적 7.7兆 증가 그쳐
금리 ‘고공행진’에 부동산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포함한 우리나라 3분기 가계대출이 감소 전환했다. 특히 올해 1~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줄어들면서 사상 처음으로 증가세 행진을 멈추고 감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여파로 신용카드 사용이 되레 크게 늘면서,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포함한 전체 가계 빚은 1871조원으로 불어나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빚(가계신용)은 2분기보다 2조2000억원 늘어난 1870조6000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38분기(9년반) 연속 증가세다. 가계신용은 우리나라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이용액 등(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빚을 의미한다.
◇ 1~3분기 누적 가계신용, 역대 두번째로 ‘덜’ 증가
다만 1~3분기 가계신용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7조7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1조2000억원 감소를 기록했던 2003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작은 증가 폭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6조1000억원 불어났던 점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들어 분기별 가계신용 증가율은 한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1분기 5.4% ▲2분기 3.2% ▲3분기 1.4% 등으로, 그 폭 또한 쪼그라들고 있다.
더욱 눈여겨 볼 지점은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3분기 가계대출은 전 분기 대비 3000억원 감소한 1756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만의 감소 전환이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000억원 감소했는데 이는 역대 최소이자, 역대 최초 감소 기록이다.
상품별로 보면 주담대가 6조5000억원 증가하긴 했으나, 주택 거래 부진 등으로 그 폭이 2분기(8조7000억원 증가)보다 축소한 양상이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숭과 대출 규제 여파에 6조8000억원 줄어 4분기 연속 감소했다.
가계대출 현황을 금융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에서 2조5000억원이 줄어 전분기(1000억원 감소)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상호금융권인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선 6000억원 줄어 2분기(9000억원 증가) 대비 감소 전환했다. 다만 그 외 보험사·여신전문회사 등을 포함한 기타금융기관의 경우, 증권사·대부업 등 기타금융중개회사 등을 중심으로 2조8000억원 늘어 전분기보다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택시장 부진에도 1금융권인 예금은행에선 주담대 증가 폭이 확대되는 현상도 관찰됐는데, 이에 대해 박창현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집단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며 “다만 개별 주담대는 주택시장 위축에 따른 매수 심리 약화가 반영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기타금융기관의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한 이유에 대해서는 “증권사의 신용공여액 감소폭이 크게 줄고, 보험사의 보험약관 대출이 늘어났다”고 했다.
◇ 가계대출 줄어도 신용카드 사용은 되레 늘었다
가계대출의 감소에도 전체 가계신용이 증가한 것은 신용카드 이용으로 대표되는 판매신용이 확대되면서다. 3분기 판매신용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소비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여전사)를 중심으로 2조5000억원 증가한 113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민간소비 증감률은 올해 1분기 0.5% 감소를 기록했으나 2분기 2.9%, 3분기 1.9% 증가로 이어졌다. 소비 활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1분기 8.9% ▲2분기 10.9% ▲3분기 13.2% 등으로 최근으로 올수록 소비 증가율이 두자릿수로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출은 줄어드는데 신용카드 사용이 되레 늘어나는 현상은 경기후퇴기의 대표적인 전조 증상으로 꼽힌다.
한은은 이런 가계신용 추이를 토대로 볼 때 부동산 연착륙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박 팀장은 “가계신용의 향후 흐름에 있어선 증감 요인이 혼재돼 있다”며 “정부가 일부 주담대 규제를 풀고,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에 대한 대출 태도 완화 등은 증가 요인이나, 대출금리 상승세 지속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주요 규제가 유지되는 점은 제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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