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캐릭터와 싱크로율 99%로 충격 안긴 '배우'

웹툰 <마스크걸> 김모미, <마스크걸> 김모미 역할을 맡은 배우 이한별

16일 진행된 <마스크걸> 제작발표회에 그간 꽁꽁 숨겨졌던 신예배우 이한별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한별은 극중 성형수술 전 김모미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한별

웹툰 속 캐릭터와 99% 일치하는 싱크로율에 아직까지도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이처럼 배우 캐스팅만으로도 뜨거운 화제작 <마스크걸>. 내일 최초 공개 전 작품에 대한 심층분석을 준비했다.

['마스크걸' SWOT분석] 강렬한 원작 웹툰 VS 문제적 원작 웹툰

최근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D.P.' 시즌2와 '무빙' '잔혹한 인턴' 등 신작들을 속속 공개했다. 극장가는 또 어떤가. 매주 규모와 새로운 이야기를 앞세운 신작들이 개봉한다.

쏟아지는 콘텐츠 홍수 속에 황금 같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시기. 맥스무비가 영화에 이어 OTT 오리지널 시리즈 선택을 고민하는 이들을 '후회 없는 시청'으로 이끌 안내서를 소개하고자 한다.

OTT 오리지널 시리즈 SWOT 분석(강점·약점·기회·위기)의 첫 번째 작품은 18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마스크걸'(제작 본팩토리).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소름 돋는 묘사로 충격을 안긴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고현정과 나나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2020년)의 김용훈 감독이 연출하고 극본까지 썼다.

신예 이한별이 김모미를 연기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강점(Strength)...수많은 이들의 '인생 웹툰'이 원작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이한별·나나·고현정)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인 동명 웹툰(글 매미·그림 희세)은 2015년 8월 시작해 2018년 6월까지 총 130화로 완결됐다. 19세 이용가임에도 불구하고 연재 당시(네이버웹툰) 종합 순위 톱10을 유지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참신한 이야기와 높은 흡입력으로 많은 이들의 '인생 웹툰'으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마스크걸' 티저 예고편에는 "웹툰 진짜 명작이라 기대하고 있다" "재미있게 봐서 영화화되길 바랐는데" "입체적인 캐릭터들의 흥미로운 전개가 대박인데" 등 웹툰에 대한 높은 만족도가 시리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마스크걸'은 여성을 얼굴과 몸매로 평가하는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큰 줄기로 한다. 그 안에 성차별과 인터넷 방송에 대한 과도한 열기, 폭력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이, 스토커와 '몰카', SNS를 통한 개인 주소 유출 등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복합적으로 그려냈다.

또한 본 모습을 숨긴 채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는 김모미 등 등장인물들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만 몰두하는 인생을 풍자했다.

웹툰은 초반에는 '얼굴은 못생겼지만, 몸매가 좋은' 김모미라는 인물이 회사와 집을 오가며 겪는 블랙코미디에 집중하다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스릴러이자 복수극으로 장르의 변화를 줘 독자들을 혼동에 빠뜨렸다.

'죄수번호 1047'로 불리는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 사진제공=넷플릭스

●약점(Weakness)...자극 그 자체, 웹툰 어떻게 그렸을까

'마스크걸'은 원작 웹툰이 강점이자 약점이다.

웹툰은 김모미라는 인물의 외모 변화로 달라지는 삶을 흥미롭게 다뤘지만, 등장인물들 대부분이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운 '비호감'에 가깝다.

주인공인 김모미조차도 잘생긴 유부남 상사를 짝사랑하고, 성형미인을 욕하면서도 매일같이 성형외과에서 상담을 받는다. 김모미는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인 동시에 외모에 과도할 정도로 집착하며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끊임없이 쫓는 인물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웹툰은 직장 내 불륜과 노골적이고 선정적인 스트리머 문화, 리얼돌을 통해 성적 판타지를 충족하는 인물, 자식에 대한 잘못된 모정으로 폭주하는 엄마 등 자극적인 소재로 점철돼 있다. 이런 원작으로 인해 시리즈 역시 자칫 말초적 호기심을 건드리는 전개로 흐르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마스크걸'은 130화에 달하는 방대한 웹툰을 단 7부작으로 그린다. 3번의 인생을 살아가는 김모미의 인생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것 역시 시리즈가 가지는 부담감이다.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 안재홍. 사진제공=넷플릭스

●기회(Opportunity)...웹툰 찢은 배우들

웹툰을 찢고 나온 배우들의 비주얼은 스틸 공개와 함께 화제에 올랐다.

고현정과 나나 그리고 신인 배우 이한별이 3인 1역에 캐스팅돼 마스크걸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린다.

이한별은 김용훈 감독이 1000명 가까운 연기자들이 참여한 오디션을 통해 발탁했다. 대중에게 생소한 배우지만 김 감독은 "연기를 하고 싶은 커다란 열망이 김모미가 느끼는 감정과 굉장히 유사하다고 생각했다"며 김모미와 이한별의 높은 싱크로율을 기대케 했다.

16일 제작발표회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한별과 나나는 유사한 디자인의 검은색 롱 재킷을 입고 등장했는데, 비슷한 체형으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현정의 새로운 모습 역시 '마스크걸'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무엇보다 주오남 역할을 맡은 안재홍은 원작과 놀라운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주오남은 퇴근 후 인터넷 방송을 시청하는 게 유일한 낙인 회사원으로 BJ 마스크걸이 직장동료 김모미임을 직감하고 집착과 망상을 키워간다.

듬성듬성한 머리카락과 게슴츠레한 눈빛 등 충격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모은 안재홍은 매 촬영마다 2시간씩 특수분장을 받으며 주오남의 비주얼을 만들어갔다.

염혜란은 아들이 삶의 전부인 주오남의 엄마 김경자 역으로 또다시 연기 변신에 나선다. 웹툰에서 김경자는 그야말로 악역 중의 악역으로 나오는 만큼, 염혜란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강현남과는 전혀 다른 복수의 결을 예고했다.

복수의 화신이 된 염혜란. 사진제공=넷플릭스

●위기(Threat)...원작 팬들이 눈 뜨고 지켜보고 있다

웹툰은 강한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티저 예고편 공개 날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올라왔을 정도로 원작 팬들의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다.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에 게재된 티저 예고편은 공개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조회수 약 83만회를, 공식 예고편은 공개 2주 만에 약 50만회를 기록 중이다. 댓글 역시 원작 팬들의 글로 도배됐다.

원작에 대한 높은 관심이 드라마로 이어지는 상황은 긍정적인 징조일 수 있으나, 제작진으로서는 원작 팬들의 높은 기대감을 충족해야한다는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들과 함께 노골적으로 외모와 몸매를 품평하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안길 수 있다는 점은 '마스크걸'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캐릭터가 선과 악의 경계가 모호하게 설정돼, 감정 이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진입 장벽이다.

'아름'이라는 가명을 쓰는 김모미를 연기한 나나. 사진제공=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