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령)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수비는 잘 하지만…” 그랬던 KIA 호령타의 반란, 나성범도 흐뭇하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편으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나성범(36)이 2021-2022 FA 시장에서 6년 150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가장 먼저 인연을 맺은 선수가 김호령(33)이었다. 두 사람은 당시 광주에서 개인훈련을 함께 하며 우정을 다졌다.

김호령은 광주가 고향인 나성범을, 그러나 아직 KIA에 익숙하지 않은 나성범의 적응을 가장 먼저 도왔던 후배다. 반대로 김호령에겐 나성범이란 최고의 타자와 함께 운동하며 여러 가지를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나성범의 눈에도 김호령의 타격이 안 터지는 게 안타까웠다. 그러나 자신이 코치도 아니니 깊숙하게 다가서긴 어려웠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올해 김호령이 전반기 위기의 KIA를 구해내는 타격을 여러 번 해내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
나성범은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이 취소되자 “NC에 있을 때 상대 팀으로 봤을 때도 호령이는 정말 수비도 잘 하고 발도 빠르고 갖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했다. 정말 방망이만 좀 더 좋아지면 그냥 중견수를 하겠다 싶었다. 수비는 안정적으로 잘 하지만, 방망이가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잘 안 나왔다. 기회가 있었는데 뭔가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했다.
김호령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봤다. 나성범은 “2군 생활을 길게 하고, 너무 (1~2군을)왔다 갔다 하다 보니 호령이도 나름대로 생각했겠죠. 앞으로의 자기 계획을. 그래서 한편으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거예요.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했다. 난 언젠간 호령이가 터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응원했다. 마침 이번에 기회가 돼서 스타팅으로도 나가고 좋은 성적을 내더라”고 했다.
이제 김호령은 그 어떤 선수의 행보에도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입지를 확보했다. 전반기에 이미 최원준을 밀어내고 주전 중견수가 됐다. 나성범이 돌아오면서 최원준과 이우성의 출전 기회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감독도 중견수 김호령-우익수 나성범을 고정하기로 했다. 대신 나성범의 다리를 보호해야 하니 경기 중반 교체를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나성범은 “기사 보니까 감독님도 주전으로 호령이를 계속 쓴다고 하더라. 선배로서 되게 기분 좋고 잘 했으면 하는 후배가 그렇게 되다 보니 뿌듯하더라”고 했다. 두 사람은 18일 광주 NC 다이노스전부터 본격적으로 함께 외야 그라운드를 누빈다.

3년 전 의기투합했던 두 사람이 이제 KIA의 후반기 대반격을 위해 힘을 합친다. 수비에선 김호령이, 공격에선 나성범이 더 힘을 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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