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김여사 '그분한테 전화왔죠?' 녹취록, 검찰처분 영향 미칠 것"

JTBC "김 여사 권오수 어떤 관련?" 재판부 "증권사직원 판단으로 안보여"
채널A "검찰 판단 관건" MBN "방조혐의 구체증거 설명 안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TV조선이 지난 14일 뉴스7에서 도이치모터스 항소심 판결문에 김건희 여사가 그분한테 전화왔죠라고 되묻는 녹취록 등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항소심 판결에서 김건희 여사가 증권사 직원에게 '그분한테 전화왔어요'라고 되묻는 녹취록이 나오는 것을 두고 TV조선이 “이 대화는 검찰이 향후 김 여사 처분을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JTBC는 김 여사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관건으로 봤고, 채널A는 '증권사 담당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 거래를 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재판부 판단을 두고 “검찰이 어떻게 볼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MBN은 김 여사나 윤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방조혐의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가 설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항소심 판결문이 나온 이후 방송사들은 후속 보도를 속속 내놓았다. 오현주 TV조선 주말앵커는 지난 14일 '뉴스9' <“전화왔죠?”…판결문에 담긴 김 여사 녹취> 앵커멘트에서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처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며 “도이치 사건 항소심 판결문에 김 여사와 직원 간의 녹취록이 담겼고, 김 여사 이름은 80여번 등장한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라고 언급했다.

TV조선은 리포트에서 이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판결문에 담겨있는 김건희 여사와 증권사 직원간 녹취록 4건을 소개했다. 판결문에 △2010년 1월25일 증권사 직원이 “2439원에 4만주 샀다”고 하자 김 여사는 “그분한테 전화 왔죠?”라고 되묻는 대목 △다음날(2010년 1월26일) 증권사 직원이 “2440원까지 8000주 샀다”고 말하자 김 여사가 “또 전화 왔어요? 사라고?”라고 묻는 대화 일부를 제시했다. TV조선은 “공소시효가 소멸한 2010년 10월20일 이전이지만, 이 대화는 검찰이 향후 김 여사 처분을 결정할 때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김 여사 계좌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뜻에 따라 운용되고 있음이 확인된다”고 판단했다.

안나경 JTBC 앵커는 15일 뉴스룸 <'김 여사-권오수' 관련 규명이 수사 핵심> 앵커멘트에서 “수사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에게 방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가 밝혀져야 할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JTBC는 리포트에서 재판부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을 이용해 주가를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의 계좌를 활용했다고 봤다며 “특히 권 전 회장은 최씨의 계좌로 주식거래를 할 당시 최씨의 공인인증서와 비밀번호까지 따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JTBC는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이 자신의 계좌 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2010년 11월1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선수들이 '8만 주를 매도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받고, 7초 뒤 김 여사 계좌에서 8만 주의 매도 주문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판결문에 담긴 녹취록을 보면 같은 날 김 여사가 '방금 8만 주가 다 매도됐다'는 증권사 직원의 보고에 '알겠다'고 답한다는 대목이 나온 점을 들었다.

▲JTBC가 지난 15일 뉴스룸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김건희 여사 사법처리 여부가 김 여사와 권오수 전 회장의 관련성 규명이 핵심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JTBC 뉴스룸 영상 갈무리

JTBC는 “다만 김 여사에게 이미 유죄 판결을 받은 손아무개씨 등과 같은 방조 혐의가 적용되려면 자신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쓰였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며 “권 전 회장과 오랜 기간 친분을 쌓고 투자를 이어온 김 여사가 이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MBC도 13일 뉴스데스크 <판결문에 '김건희' 87회‥'주가 조작' 알았을까?>에서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가 거래 결과와 금액을 사후적으로 확인하거나 증권사 담당자가 김 여사에게 사후보고를 하고 있을 뿐이고, 권 전 회장 주장대로 김 여사가 맡긴 증권사 직원이 자신의 판단으로 주식거래를 하는 내용이라고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대목을 소개했다. MBC는 “관건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냐는 것”이라며 “검찰이 (권 전 회장과 김 여사 사이에) 직접적으로 연락이 오간 증거는 법정에서 제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김 여사가 상장 전에 도이치 비상장주식을 보유하던 초기투자자로 권 전 회장의 지인”이라고 한 점을 소개하면서도 “김 여사 측은 주가조작꾼들에게 속아 계좌가 활용당한 것이지, 주가조작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13일 뉴스A <도이치 판결문에 김 여사 80번 등장> 앵커멘트에서 “판결문에는 김건희 여사의 이름이 수십 차례 등장하고, 특히 김 여사가 시세조종 시점에 다량의 주식거래를 하는 대화 내역도 기재돼 있다”며 “검찰이 이 내용을 어떻게 볼 건지에 따라서, 김 여사 기소 여부가 갈릴 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채널A는 “검찰이 김 여사를 단순 자금제공자로 보느냐, 시세조종에 가담한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법처리 여부가 갈릴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MBC가 지난 13일 뉴스데스크에서 도이치모터스 항소심 판결문에 김건희 이름이 87회 등장한다며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알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영상 갈무리

YTN도 14일 '뉴스나이트' <2심 유죄 도이치 '전주'…김건희 여사와 차이는?>에서 △2010년 10월28일 녹취록에서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에서 나간 10만 주 대량 매도 주문이 곧바로 체결됐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에 “체결됐죠”라고 대답한 대목과 △같은해 1월25일 “그분한테 전화 들어왔죠?”라며 주가조작 몸통인 권오수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언급하는 대목을 제시했다. YTN는 재판부가 녹취록을 통해 “김 여사의 계좌가 시세조종에 활용됐다”고 봤다면서도 “다만, 김 여사 계좌가 범행에 동원된 것을 넘어서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가담했는지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항소심 판결 내용으로 볼 때 향후 쟁점은 김 여사가 자신의 계좌 거래가 시세 조종에 이용되는지를 알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YTN은 분석했다.

MBN은 13일 '뉴스7' <검찰, 윤 대통령 장모 비공개 소환>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의 계좌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관여 아래 사용됐다고 봤다”며 “최 씨 계좌의 경우 권 전 회장이 차명으로 운용하며 '통정매매'를 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MBN은 “하지만 이들의 방조 혐의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설명되지 않았다”며 “검찰은 김 여사 모녀가 손씨처럼 주가조작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기에는 사실 관계가 다르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MBN은 한 검찰 출신 관계자가 검찰 입장을 두고 “방조 혐의로 볼만한 증거가 안 나왔을 수 있다”고 전했다고 분석했다.

KBS SBS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항소심 판결문 관련 13~15일 메인뉴스에서 일절 후속 보도를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