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불투명한 바이오주… 애널리스트 한마디에 급등락

곽창렬 기자 2026. 4. 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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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당제약 등 널뛰기 잦아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 코스닥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있는 바이오 대장주들이 증권사의 분석 한마디에 크게 휘청이고 있다. 실적보다 신약 개발 등 미래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는 특성상, 일반 투자자는 복잡한 신약 기술이나 계약 내용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이 때문에 증권사의 분석이나 말 한마디에 크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긍정적 리포트에 급등했던 주가가 다른 증권사의 보수적인 코멘트 하나에 하한가로 추락하면서 소송전까지 벌어지고 있다.

◇호평에 급등하다 코멘트 한 줄에 하한가 직행

9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올해 들어 극심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이 업체는 국내 일회용 점안제 생산 1위 제약사로, 최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와 먹는(경구용) 인슐린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월만 해도 주가는 20만원대였는데, 비만·당뇨 치료제 제네릭(복제약) 개발 기대감이 커지자 가파르게 상승해 2월 말에는 80만원 선을 뚫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달 20일 나온 한 증권사 분석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닥의 메기, 팩트만 보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삼천당제약이 1분기에만 호재가 3건 있다고 긍정 평가했다. 보고서가 나온 뒤 매수세가 대거 몰리면서 주가는 단숨에 100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지난달 하순에는 118만원까지 오르고,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삼천당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와 경구용 비만·당뇨 치료제 복제약 관련 1억달러 규모의 독점 계약 관련 공시를 냈다. 그런데 시장에 형성된 과도한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고, 그러자 당일 주가는 하한가(-30%)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한 증권사 소속 애널리스트가 “복제약 승인에 추가 임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자, 낙폭이 더 커졌다. 삼천당제약은 이를 악의적 허위 사실 유포로 규정하고 해당 증권사와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보다 앞선 지난 1월에는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이 신한투자증권이 낸 보고서 여파로 하루 만에 20%가량 폭락한 바 있다. 당시 이 증권사는 알테오젠의 기술 수출 로열티가 당초 기대했던 4~5%의 절반 수준(2%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며, 목표 주가를 73만원에서 57만원으로 내렸다. 그러자 46만원이 넘던 주가는 하루 만에 10만원 넘게 떨어졌다.

◇마이너스 늪에 빠진 바이오 ETF

이 같은 현상은 주로 보이는 실적보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작용하는 바이오 기업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나타난다. 일반 제조 기업과 달리 바이오 업종은 임상 성공 여부나 신약의 미래 가치 등 수치화하기 어려운 요소로 기업 가치가 평가된다. 신약 개발 공정이나 기술 수출 계약 조건 등은 워낙 복잡해 일반 투자자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애널리스트 분석이나 코멘트 하나에 크게 휘둘리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증권가에서도 바이오 기업 분석은 ‘기피 대상’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기업 상당수가 적자 상태라 실적 추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평가)과 목표 주가를 제시할 수 없어 아예 분석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섣불리 전망을 내놨다가 주가 변동에 따른 후폭풍이 두려워 분석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는 것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증권사들이 분석을 꺼리다 보니 투자자가 얻는 정보는 더욱 줄게 되고, 멘트 한 줄에 주가가 극단적으로 반응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큰 변동성은 바이오 섹터 전반의 수익률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9일 코스콤 ETF체크 등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최근 한 달 기준 ‘TIGER 코스닥150바이오테크’ 수익률은 -12.07%를 기록했고, ‘TIME K바이오액티브’(-11.09%), ‘KODEX 바이오’(-6.04%) 등 주요 바이오 ETF 상품들이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 늪에 빠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가 정보뿐 아니라 공시에 명시된 객관적 지표를 교차 검증해야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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