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AI가 골프를 바꾸게 될까?
한 골퍼의 스윙을 카메라로 찍습니다. 이 동영상을 AI 골프 티칭 앱으로 재생을 하니, 현재 스윙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앞으로 어떤 연습을 해야 할지 알려줍니다. 스윙을 할 때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알려주고, 다음 연습을 추천해 줍니다. 심지어 지금 스윙에 가장 적합해 보이는 클럽까지 추천해 줍니다. 어떠세요? 상상 속의 이야기인가요?
바야흐로 AI의 시대입니다.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고 과언이 아닐 텐데요. 과연 이 AI가 골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장비에 적용되고 있는 Ai 기술들
골프에 있어 AI는 장비 부문부터 적용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라는 용어를 제품명에 쓰기 시작한 캘러웨이를 시작으로, 용품 업계는 USGA의 규정아래에서 더 성능 높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 있어, 이러한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AI가 제품 개발에 응용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빅 데이터 (Big Data)'라는 용어와의 차이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 베이스의 진보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는 빅 데이터는 사람이 정한 규칙(룰셋)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특정 패턴을 제공해 줍니다.
예를 들어, "스윙 속도가 100 mph 이상이면 X-Stiff 샤프트를 추천하라"와 같은 단순한 기준을 사용합니다. 스윙 속도가 빠른 사람에게 더 강한 샤프트가 좋은 성능을 내준다는 '통계적'인 결과값을 제공하는 것이죠.
또한 빅데이터는 명확히 정의된 변수들 간의 관계만 분석 가능합니다. 스윙 스피드와 스핀의 관계를 조사해서 결론을 내는 식입니다. 스윙 스피드가 빠르면 스핀양이 높아질 확률이 높으니, 조금 더 단단한 샤프트를 추천해 주는 식이죠.
하지만, 이로 인한 한계도 있습니다. 스윙 스피드가 빠른 사람이 가져갈 수 있는 스윙 오류와 같은 다양한 요소를 감안하여 예측하거나, 제품의 설계를 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에 비해, AI 기술은 특정 패턴만을 고려하지 않고, 수많은 데이터 내에 숨겨진 패턴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골퍼가 만들어내는 모든 데이터를 응용해서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골퍼들의 스윙을 분석하고 그 결과값을 활용하여, 페이스를 재설계하고, 새로운 헤드 모양을 제안할 수도 있는 것이죠.
무엇보다, 이러한 분석 경험이 많아질수록, AI는 더 빠르고, 정밀하며, 효과적인 장비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AI가 찾아올 가장 큰 변화 - 레슨 시장
IBM 하면 보통 컴퓨터 혹은 기업용 서버/소프트웨어를 떠올리지만, 이 회사는 오래전부터 '왓슨(Watson)'이라는 AI 기술을 의료에 적용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여, 진단 및 치료 계획을 돕는 데 사용됩니다. Watson은 의학 저널, 임상 연구, 환자 기록 등을 빠르게 분석해서 의사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의 정확성을 높여줍니다. 의사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의사들에게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특정 증상에 대해 "이 증상과 관련된 질병 리스트를 제시하라"는 식으로 데이터를 활용하죠. 단순히 정해진 규칙에 따라 작동하는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달리, Watson은 환자의 병력, 유전자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지게 되고, 개인화된 치료 계획을 제시해 기존 방식보다 더 정교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AI 기술의 활용은 레슨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존 레슨은 골프 교습가가 골퍼의 스윙을 관찰하고, 경험과 사전 지식에 의존해 개선 방향을 제안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하지만 AI는 이 과정을 훨씬 더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바꿔놓을 가능성이 큽니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AI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다음 3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 개인화된 교습: 각 선수의 특성과 목표에 맞춘 맞춤형 교습 제공
- 실시간 피드백: 즉각적인 스윙 분석과 개선방향 제안
- 데이터 기반 인사이트: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정확한 성능 평가와 개선 방향을 제시
예를 들어, AI를 통해 골퍼의 스윙 데이터를 영상과 센서를 통해 수집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스윙 궤적, 클럽 헤드 속도, 임팩트 시의 각도, 몸의 움직임 등을 초당 수백 혹은 수천 프레임으로 분석할 수 있죠. 이를 통해 단순히 "스윙 궤도가 인-아웃이다"라는 정량적인 정보뿐 아니라, 이러한 패턴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후 AI는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학습 알고리즘을 활용해 골퍼 개인에게 최적화된 개선 방식을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윙 궤도가 불안정한 이유는 백스윙 톱에서의 자세 때문이며, 이를 위해 백스윙 시 어깨 회전을 5도 줄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조언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자세와 스윙의 교정 여부를 알려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분석에 의해 가장 확률 높은 원인을 찾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처방을 내려줄 수 있을 겁니다.
무엇보다, 레슨을 위한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극적으로 줄여줄 수 있고, 골퍼 스스로 단순한 촬영 등을 통해서 더 쉽게 골프 레슨을 받게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AI가 바꿀 수 없는 골프의 매력
AI와 기술의 발전은 분명 골프 레슨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이와 관련된 제품과 앱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골프에 있어서는 앞으로도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기술 분석을 넘어 골퍼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필요할 때 격려와 자신감을 북돋아줄 수 있는 '사람'의 역할은 분명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골프가 멘탈 스포츠라는 현실을 감안해 보면, 이렇게 다른 골퍼 혹은 교습가들과의 교류에서 오는 심리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죠.
또한 AI가 수치로 표현하기 힘든 세밀한 부분을 케어할 수 있는 것도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특별함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런 느낌으로 치세요, 혹은 이런 느낌이 들면 안 됩니다'라고 하는 표현이 훨씬 더 설득력이 있는 방식일 수 있는 것이죠. 즉 누군가와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AI 기술이 제공할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합니다.
AI 기술은 결국 골프의 미래를 바꿔줄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이 기술을 통해서 골프의 많은 요소가 더욱 발전하고, 이를 통한 변화가 있겠지만, 골프라는 스포츠는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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