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에 베팅" 들썩 거리더니…증권가 '반전' 전망 [노정동의 어쩌다 투자자]

노정동 2024. 10. 19.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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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18'…증권가 "임박할수록 조정 압력 거세"
"트럼프 경합주서 오차 밖 우세" 여론조사
경합주 사전투표서도 트럼프 선전
트럼프 규제 완화 예고에 에너지·금융·비트코인 상승
증권가 "선거 전 위험회피 심리 높아질 전망"
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대선이 1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베팅시장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월가에서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다시 활기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과거 미 대선 전 불확실성 회피 심리에 따라 코스피·코스닥 하락 기조가 뚜렷하다며 조정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8일(현지시간) 미 대선 결과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걸린 베팅사이트 폴리마켓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은 지난 4일부터 치고 나가기 시작해 현재 61.3%를 기록,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38.6%)을 크게 앞섰다.

최근 두 사람의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일부 경합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여론조사 분석 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경합주 7곳 중 해리스 부통령이 앞선 곳은 위스콘신주 1곳뿐이다. 나머지 6개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후보가 1%포인트 내외로 근소하게 앞섰다.

또 퀴닉피액대가 지난 10∼14일 경합주인 조지아주 투표 의향층 유권자 132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오차범위 ±2.7%포인트)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52%의 지지율을 기록, 45%인 해리스 부통령을 오차범위 밖으로 앞섰다.

유명 정치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이번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3%포인트 앞섰다는 조사 결과까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 속도가 빠르지는 않지만 분명한 상승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주로 참여하는 사전투표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승세가 감지된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 7곳에서 사전투표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응답자 가운데 48%의 지지를 받았다. 해리스 부통령(47%)보다 1%포인트 높다. 이 조사는 11~13일 전국 등록유권자 3145명을 대상으로 하버드대 미국정치연구소(CAPS)와 여론조사회사 해리스폴이 실시했다.

통상적으로 사전투표에서는 민주당 지지자가, 대선 당일 본투표에서는 공화당 지지자가 강하게 결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 사전투표에서 선전하고 있다는 점은 해리스 부통령에게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증시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에 베팅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대주주로 있는 소셜미디어 회사 '트럼프미디어'는 지난달 23일 저점(12.15달러)을 찍고 지난 16일 31.26달러로 157.28% 급등했다. 이밖에 에너지와 금융주는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또한 지난 4일 베팅시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리하게 움직인 후 전날까지 12% 상승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스로를 "가상화폐 대통령"이라고 칭하는 등 가상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발언을 내면서 비트코인도 '트럼프 트레이드'에 포함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파손된 트로피카나 필드 모습. 사진=AFP


해리스 부통령이 최근 경합주에서 부진한 주요 이유로는 그간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었던 흑인, 라틴계 등 비(非)백인 유권자의 이탈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에 따르면 현재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흑인 유권자로부터 90%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또 최근 미국 남동부를 덮친 허리케인 '밀턴'에 대한 정부의 대처도 도마 위에 올랐다.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지난 9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고한 기고문을 통해 "태풍이 미국에 상륙할 때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주 자택에, 해리스 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화려한 기금 모금 행사에 있었다"며 민주당의 미흡한 재난 대응을 비판했는데, 이를 두고 여론이 들끓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증권가에선 미 대선 전까지 코스피에서 불확실성 회피 심리에 따라 지수가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미 대선 해의 10월17일을 기준으로 그 해 10월 말까지 2~3주간 코스피와 코스닥 추이를 보면 하락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특히 변동성이 큰 코스닥의 경우 최근 6번의 대선 해에서 이 기간 모두 하락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11월 초 미 대선을 앞둔 만큼 이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 대선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정책 불확실성이 수시로 높아질 수 있어 금융시장 내 투자심리 개선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해리스 부통령 관련 수혜주는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으로 꼽힌다. 트럼프 전 대통령 관련 수혜주는 은행 등 금융권과 산업재 등이 있다. 해리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고, 트럼프는 금융과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예고한 상태여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해리스 수혜주로 묶인 카테고리는 △친환경 밸류체인(전기화, 청정에너지, 에너지 효율성)이 핵심이다. 트럼프 카테고리는 △화석 에너지 밸류체인(에너지, 내연차 등) △규제완화(금융, 헬스케어, 통신) △민생(산업재) 등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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