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늦깎이 작가, 세계 최고 그림책 '신인상' 품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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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책으로 나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운 좋게 토끼섬 출판사를 만나 출간된 것만도 신기한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니 '어머, 이게 웬일이야' 얼떨떨합니다."
그림책 '마음 그릇'으로 지난 3일(현지시간) '그림책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에서 우수상 격인 '특별 언급'(Special Mention)을 받은 전보라(48) 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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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라 작가의 첫 그림책 '마음 그릇'

"솔직히 말하면 책으로 나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운 좋게 토끼섬 출판사를 만나 출간된 것만도 신기한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니 '어머, 이게 웬일이야' 얼떨떨합니다."
그림책 '마음 그릇'으로 지난 3일(현지시간) '그림책 노벨상'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상) 부문에서 우수상 격인 '특별 언급'(Special Mention)을 받은 전보라(48) 작가의 수상 소감이다. 늦깎이 작가인 그는 처음 쓰고 그린 책으로, 전 세계 그림책 작가들이 꿈꾸는 평생 단 한 번뿐인 영예를 안았다. '마음 그릇'은 5년이나 애정을 쏟아 만든 그림책이다.
지난 12일 전화로 만난 전 작가는 "어떻게 보면 저 스스로 위로받고 싶어 그렸다"며 "오랜 시간 제 자신에게 매일 '오늘 마음은 어땠어?'라고 묻고 답하며 한 장 한 장 완성해 간 그림책"이라고 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모양과 감정을 그릇에 빗대어 풀어냈다.

대학에서 무대 디자인을 공부한 그는 무대 일러스트 작업을 하다 출판계에 발을 들였다. 졸업 직후 1년간 그림책 작가의 문하생으로 있으면서 채색 작업만 하다가 전집 삽화를 주로 그리게 됐다. 이후 일러스트레이터로 꾸준히 활동했다. 2010년 남편을 따라 부산으로 이주한 뒤 근 10년간 경력 단절기를 겪었다. 다섯 살 터울 형제를 키웠다. 혼자 애써 봤지만 쉽지 않았다. 그는 "나름 글도 쓰고 더미북(가제본)도 만들어 봤지만, 혼자서는 맨땅에 헤딩이었다"고 했다.
한껏 움츠러든 채 스스로를 탓하던 시간도 찾아왔다. '나는 왜 이렇게 그릇이 작을까.' 그 물음에서 '마음 그릇' 이야기가 시작됐다. 2018년 일이다. 깨달음도 어느 순간 왔다. '내가 그 그릇에 바다를 담으면 바다가 되는 거고, 꽃을 담으면 정원이 되는 건데 나는 왜 이러고 있는 거지.'

그렇게 탄생한 '마음 그릇'은 2024년 제10회 상상만발 책그림전에서 당선됐다. 오성희 토끼섬 대표의 눈에 띄어 출간 기회를 얻었다. 전 작가는 "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이제 그는 어엿한 그림책 작가다. 어릴 적 받았던 상처에서 비롯한 이야기로 다음 작품을 작업 중이다. "나이 든 보라가 어린 보라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예요. 대표님이 이것도 5년 걸릴 거냐고 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렇게는 절대로 못할 것 같은데요. 이번에는 좀 더 빨리 끝내보렵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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