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초, 대한민국 극장가는 온통 하얗게 얼어붙었다. 아이들은 '렛 잇 고'를 부르며 극장을 나섰고, 어른들도 따라 흥얼거렸다.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디즈니 '겨울왕국' 이야기다.
자매가 주인공이 된 디즈니
얼음 마법을 숨기고 살아온 언니 엘사와, 언니의 비밀을 모른 채 자란 동생 안나. 대관식 날 마법이 폭주하면서 왕국은 영원한 겨울에 갇히고, 안나는 언니를 찾아 얼어붙은 산으로 떠난다. 왕자의 키스가 아니라 자매의 사랑이 저주를 푸는 결말은, 디즈니 공주 서사의 문법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렛 잇 고, 시대의 주제가
엘사가 얼음 성을 지으며 부르는 'Let It Go'는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으며 시대의 노래가 됐다. 국내에서는 효린이 부른 한국어 버전과 아이들의 '떼창' 열풍까지 더해져 신드롬이 됐고, 유치원마다 엘사 드레스가 유행처럼 번졌다. 영화는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거머쥐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올라프와 스벤이라는 감초
여름을 꿈꾸는 눈사람 올라프는 이 영화가 낳은 최고의 캐릭터다. 녹는 줄도 모르고 여름을 노래하는 이 순수한 눈사람은 아이들의 마음을 훔쳤고, 순록 스벤과 얼음장수 크리스토프의 콤비도 웃음을 책임졌다. 온 가족이 각자 좋아하는 캐릭터 하나씩을 품고 극장을 나서게 만드는 영화였다.

개봉 46일 만의 천만, 새로 쓴 역사
'겨울왕국'은 국내 개봉 46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애니메이션이 천만 고지를 밟은 것은 한국 극장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 기록은 2019년 '겨울왕국 2'가 1,376만 명을 동원하며 시리즈 최초의 '쌍천만'으로 이어졌다. 개봉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겨울이면 TV와 OTT에서 어김없이 소환되는 명작이다.

추위가 그리워지는 계절, 아이와 함께 다시 봐도, 혼자 추억으로 봐도 좋은 영화. 렛 잇 고 전주만 들어도 그 겨울의 극장이 떠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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