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해외 조선사에 자국 군함 건조의 문을 열면서, 선제적으로 미국에 진출한 한화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투자한 해외 조선사에 한해 본국에서 최대 2척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국가안보대통령각서(NSPM)에 서명했다. 미 해군의 만성적인 함정 납기 지연과 유지·보수(MRO) 적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미국 조선소를 인수하며 현지 거점을 확보한 한화의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존스법 빗장 풀린 미국 조선
백악관에 따르면 이번 각서는 해외 조선사가 미국 내 조선 인프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양성할 경우, 공급망 공백을 메우기 위한 예외로 본국 조선소에서 최대 2척의 초도 물량을 건조할 수 있도록 했다. 미국은 그간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법에 따라 자국 군함과 상선의 해외 건조를 엄격히 제한해왔다. 80년 만의 미 해군 조선소 신설 방안도 함께 담겼다.

‘김동관 결단’ 필리조선소가 열쇠
최대 수혜자로는 한화가 꼽힌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2024년 6월 총 1억 달러(약 1380억 원)를 투자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리조선소 지분 100%를 공동 인수했다. 미 해군과 연안경비대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 위한 김동관 부회장의 전략적 결단이었다. 현재 한화는 필리조선소에 스마트 야드 기술과 함정 건조 노하우를 접목하며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MRO 확보 뒤 신규 함정 정조준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기반으로 미 해군의 대형 MRO 물량을 우선 확보한 뒤, 중장기적으로 신규 함정 건조 사업까지 수주 영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이번 ‘동맹국 협력 모델’ 요건에도 부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한화 측은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의 조선업 재건 기조와 K-방산의 기술력이 맞물리면서 한미 해양방산 협력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규제의 빗장이 풀린 미국 시장에서 한화가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출처=뉴시스·한화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