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찍은 '미스터트롯2', 그래서 '제2의 임영웅'은 탄생했나?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2023. 3. 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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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사진제공=TV CHOSUN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미스터트롯2'가 16일 막을 내렸다. 안성훈이라는 새로운 왕이 탄생했다. 방송되는 동안 20% 안팎의 안정된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 채널 통틀어 예능 최고 시청률을 견지했다. 결승전에서 진행된 생방송 문자투표에는 시청자들이 250만 건 넘게 참여했다. 분명 괄목할 만한 성과다. 하지만 대중은 다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제2의 임영웅'은 탄생했을까?

#실력 있고, 사연 있는 안성훈의 분투기

'미스터트롯2'의 결승전은 톱7이 겨뤘다. 현역부, 대학부 참가자들을 비롯해 초등학생인 박성온 등이 결승 무대에 올라 푸짐한 상을 차렸다. 그 결과 안성훈, 박지현, 진해성이 진선미를 나눠가졌고 나상도, 최수호, 진욱, 박성온이 각각 4∼7위에 올랐다. 

안성훈은 실력과 사연을 바탕으로 중반 이후 시청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으며 정상에 올랐다. 그는 '미스터트롯1' 탈락자다. 당시 미를 차지했던 이찬원과 맞붙어 고배를 마셨다.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나만 무너지더라"는 회상과 함께 경연을 시작한 그는 올하트로 가뿐히 예선을 통과한 후 순항했다.    

'장구의 신'이라 불리는 박서진과의 1:1 데스매치가 분수령이었다. 안성훈은 큰 점수차로 그를 꺾었다. 이후 박서진이 추가 합격도 되지 못하고, 그동안 방송 분량에서 소외된 것에 대해 그의 팬덤의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이 무대에서 안성훈은 분명 탄탄한 실력을 보였고, 그 결과 응원투표에서 1위를 달리던 박서진이 이탈한 후 그 자리를 꿰찼다. 이후 안성훈은 결승전까지 내리 인기투표에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는 그를 진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다.

안성훈, 사진제공=TV CHOSUN

결승전에서 안성훈이 선택한 곡은 패티김의 '그대 내 친구여'였다. 그가 칭한 '친구'는 팬이었다. 안성훈은 "2012년 데뷔 후 현실적인 문제로 1년 반 만에 그만둘 수 밖에 없었는데 팬들이 어머니와 함께 주먹밥집에 응원 메시지를 많이 붙여주셨다. 폐업하면서 팬들이 붙여준 종이를 집으로 다 가져왔다"고 말했다. 안성훈은 특유의 고음을 활용해 안정된 무대를 꾸몄고, 마스터 점수 최고 100점, 최저 97점으로 중간 합계 1위에 올랐다. 여기에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 역시 1위에 오르며 진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안성훈은 왕관을 쓴 후 "그동안 '미스터트롯2' 참가자들 응원 많이 해주신 시청자 분들께 감사드린다"면서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 아버지,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때로는 위로가, 때로는 행복이 되는 가수가 되도록 평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5억 원에 이르는 상금을 '어디에 쓰겠냐'는 질문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기에 생각을 안해봤는데 우선 부모님께 집 장만을 시켜드리고 싶다"고 남다른 효심을 드러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스터트롯2' 여정

전작인 '미스터트롯2'는 2000년대 들어 TV가 배출한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시청률 35.7%라는 기록적인 성적을 거뒀다. 당시 배출된 '톱7'은 지금도 트로트 시장을 넘어 방송가, 가요계를 주름잡고 있다. 그 두번째 시즌인 '미스터트롯2'는 당연히 출발부터 남달랐고, 1회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거뒀다. 하지만 논란 역시 수반됐다.

심사위원들과 같은 소속사 몸담고 있는 출연자들을 향한 시선은 따가웠다. 선에 오른 박지현은 장윤정과 한솥밥을 먹고 있고, 진 안성훈의 소속사 식구인 문희경이 심사위원석에 앉기도 했다. 또한 준결승에서 탈락한 황민호는 마스터 김연자와 남다른 인연을 맺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물론 출중한 실력을 가진 이들이 심사위원과 소속사가 같다는 이유 만으로 폄훼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하지만 '공정'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해당 출연자의 심사 때는 같은 소속사 심사위원을 배제하는 운용의 묘가 필요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이 외에도 박서진의 탈락을 두고 여러 뒷말이 나왔다. 심사가 박서진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것을 입증할 순 없지만, 심사 과정을 두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돼 오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안성훈, 사진제공=TV CHOSUN

#그래서, '제2의 임영웅'은 탄생했나?

'미스터트롯'의 성공 이후 론칭된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의 숙제는 '제2의 임영웅' 찾기다. 첫 정규 앨범으로 110만 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는 임영웅에 대적할 만한 인물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발 물러, '제2의 영탁', '제2의 이찬원', '제2의 김호중'을 찾는 데 성공했는지 물어도 선뜻 "그렇다"고 답하긴 어렵다. 이는 프로그램 자체의 만듦새나 출연진이 가진 매력을 넘어, 트로트 오디션의 인기가 한풀 꺾인 탓도 크다.

'미스터트롯'은 시청률 12.5%로 시작한 후 각각 5회, 9회 때 20%, 30% 고지를 넘었다. 그리고 최종 시청률은 35.7%였다. 반면 '미스터트롯2'는 1회 20.2%로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이후 19∼21% 사이 박스권에 갇혔다. 마지막회가 24%까지 치솟았지만, 시즌1의 성과에 비하면 쓴 입맛을 다실 수밖에 없다.

시청률보다 다 확실한 지표는 화제성이다. 이를 수치화시키기는 어렵지만, 시즌1과 비교했을 때 체감 온도가 뜨겁다고 느끼는 이를 찾긴 어렵다. 이는 동시기에 방송된 MBN '불타는 트롯맨'과 경쟁하며 시청률이 하향 평준화된 이유도 있다. 

결국, '제2의 임영웅'은 없었다. 하지만 그 성과를 놓고 봤을 때는 여전히 타 예능 프로그램에 월등히 앞선다. 그래서 제작진은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다시 또 트로트 오디션을 준비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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