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빙속, 24년 만의 ‘노 메달’

양승수 기자 2026. 2. 23.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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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정재원 5위·박지우 14위
“제2의 이상화·모태범 못 길러낸 탓”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밀라노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매스스타트 결승전 경기가 열렸다. 결선에서 레이스 펼치는 박지우. 밀라노=장련성 기자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2026 밀라노 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을 ‘노 메달’로 마쳤다. 정재원과 박지우가 21일 남녀 매스스타트 결선에 각각 출격했으나 각각 5위와 14위에 그치며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한국 빙속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이후 24년 만이다.

한국 빙속은 2006 토리노 이강석(남자 500m 동)을 시작으로 지난 2022 베이징까지 5대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왔다. 이상화(여자 500m)와 모태범(남자 500m), 이승훈(남자 1만m) 등 ‘빙속 3총사’가 금메달 3개를 합작한 2010 밴쿠버 올림픽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전성기였다. 4년 전에도 한국은 메달 4개를 수확했으나 이번 대회는 끝내 빈손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매스스타트 은메달리스트 정재원은 이번엔 상대 작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앞으로 치고 나간 요릿 베르흐스마(네덜란드·금)와 빅토르 할 토루프(덴마크·은)가 번갈아 선두에 서면서 힘을 비축한 가운데 정재원을 비롯한 3위 그룹은 서로 눈치만 보다 추격 타이밍을 잃었다. 한국은 그동안 강세를 보인 단거리 종목에서도 앞서 김민선과 이나현, 김준호가 모두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세대 교체에 실패하면서 제2의 이상화와 모태범, 이승훈을 키워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갈수록 빙상 선수 풀이 줄어드는 가운데 그나마 어린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장비 비용 부담도 적은 쇼트트랙으로 쏠리고 있다. 2000년 개장한 국내 유일의 빙속 경기장인 태릉국제빙상장 역시 빙질과 시설 노후화 문제로 세계적인 수준의 경기력 향상에 제약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출신 나윤수 관동대 교수는 “국내 정상급 선수들이 경험을 바탕으로 훈련 강도를 스스로 조절하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이를 지도자들이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국제 수준과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쟁국들은 시설과 유망주 육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네덜란드·미국 등 강국들은 최첨단 과학 훈련을 통해 체력과 스피드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이 강점을 보였던 전술과 경기 운영까지 빠르게 흡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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