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8억이 지금 25억" 10년 새 가격 3배 뛴 아파트의 비밀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가 무순위 청약에서 놀라운 인기를 끌며 부동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다. 한때 '고분양가' 논란으로 외면받던 이 아파트가 최근 무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다. 이는 급격히 상승하는 분양가와 공급 부족 현상 속에서 과거 '비싸다'고 여겨졌던 가격이 이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 한때 '비싸다' 외면받던 아파트, 무순위 청약에서 '완판' 성공

지난 1월 8일 서울원 아이파크는 전용 74~224㎡ 558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무려 1만35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18.55대 1을 기록했다. 특히 전용 74㎡형은 3가구 모집에 약 1650여명이 신청해 552.67대 1이라는 놀라운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최초 1순위 청약 당시 평균 경쟁률 14.94대 1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이러한 현상은 서울원 아이파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해 1월 호갱노노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조회 수 상위 10개 단지 중 6곳이 최근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단지였다. 성북구 '창경궁롯데캐슬시그니처'는 전용 84㎡ 45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에서 6000여명이 몰려 135.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최초 분양 시 26.7대 1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 "그때는 비쌌지만 지금은 싸다"...분양가 급등이 바꾼 인식

이처럼 무순위 청약 단지들이 인기를 끄는 주된 이유는 최근 몇 년 새 급등한 공사비와 분양가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말 121.8에서 2023년 말 153.26으로 3년간 25.8%나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서울 아파트 3.3㎡당 분양가는 4406만원으로, 전년 동월 3707만원보다 18.9% 상승했다. 같은 전용 84㎡를 분양받더라도 서울은 1년 전보다 2억3766만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 셈이다.

서울원 아이파크 인근 월계동 부동산 관계자는 "최초 분양에서 고배를 마셨던 청약자 중에는 미계약 물량을 오히려 반기는 사람도 많았다"며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추세라 언젠가 이 가격도 저렴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 것이라 판단한 사람들이 대거 무순위 청약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 전망이 '줍줍' 열풍 부추겨

2025년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입주 예정 물량의 감소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 R114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공동주택 입주 예정 물량이 2024년 4만 가구에서 2025년에는 2만 5천 가구로 줄어들 예정이다. 2010년대 연평균 서울시 아파트 입주물량이 약 3만3000채였던 것에 비해, 2025~2027년 3년간 입주물량은 4만8천채에 불과하다.

이러한 공급 부족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조선비즈가 부동산 전문가 20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의 90%가 2025년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대부분은 1~5% 수준의 상승을 예상했으며, 5% 이상 상승을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 앞으로의 '줍줍' 시장, 무주택자에게 기회될 수도

정부는 최근 무순위 청약 신청 자격을 무주택자로 제한하는 '무순위 청약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전까지 무순위 청약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더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원 아이파크는 올해 3월 진행된 1차 임의공급에서 99가구 모집에 502건이 접수되어 평균 경쟁률 5.07대 1을 기록했으나 완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에 4월 3일 2차 임의공급을 통해 잔여 55세대를 추가로 공급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현재 10주 연속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거 '비싸다'고 여겨졌던 분양가의 아파트들이 지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무순위 청약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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