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S·X 중심 2,600대 우선 적용… “모델3·Y는 왜 안 되나” 불만도 폭증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서 완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FSD(Full Self-Driving)’ 배포를 공식 시작했다. 북미·멕시코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초 배포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시선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 도로 환경에서 FSD가 실제 작동하기 시작한 것은 기술적 측면뿐 아니라 법·시장 구조 측면에서도 큰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업데이트는 모델 S, 모델 X, 그리고 HW(하드웨어) 4.0 탑재 차량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된다. 국내 등록 차량 기준 약 2,600대 규모다. 테슬라 차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모델 3·Y는 아직 지원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왜 내 차는 안 되냐”는 오너들의 항의가 이어지며 온라인 커뮤니티는 FSD 논란으로 뜨겁다.

“한국 지도 학습도 안 했는데 된다”… AI 기반 FSD, 놀라운 적응력
테슬라가 이번에 배포한 버전은 FSD V14다. 핵심은 AI 기반 자율주행 인식 시스템이다. 미국에서 학습한 주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도로에서도 즉시 적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테슬라는 한국 도로 데이터를 별도로 학습시키지 않았음에도, 횡단보도·차선·신호·교통 흐름 등 다양한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테슬라 관계자는 “AI의 범용성을 검증하는 중요한 단계”라며 “지역별 커스텀 데이터 없이도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경쟁사 대비 가장 강력한 우위”라고 밝혔다.

다만 주차장 출구 표지판 등 한글 기반 비표준 표식 인식률은 아직 떨어지는 수준으로, 실제 사용자들은 “주차장에서 헤매는 경우가 있다”고 제보했다.
모델3·Y가 제외된 이유는?… “유럽 규정 탓”
모델 3·Y 오너들의 가장 큰 불만은 “똑같은 테슬라인데 왜 미국·유럽과 다르게 한국은 지원 안 되냐”는 점이다. 업계는 그 이유로 유엔 경제위원회(UNECE) 자율주행 규정을 지목한다.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모델 3·Y는 유럽과 동일한 WP.29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이 규정은 차량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거나 교통 흐름을 판단해 움직이는 기능(SIM·System Initiated Maneuver)을 제한해왔다. 즉 자율적으로 차선을 바꾸는 행동 자체가 규제였던 셈이다.

다만 이 규정은 2024년 9월 개정되며 일부 자동 차선 변경이 허용됐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2025~2026년 중 한국에서도 모델 3·Y FSD가 단계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다만 초기에는 고속도로 중심으로 제한적 기능만 허용될 전망이다.
HW 3.0 오너는 ‘소외감’… 테슬라 “2026년 상반기 라이트 버전 예정”
한국에 가장 많은 테슬라는 HW 3.0 버전이다. 그러나 FSD V14는 HW4.0에서만 작동한다. HW 3.0 오너들은 “FSD 구매 비용 900만 원을 냈는데 정작 사용은 못 한다”며 강한 불만을 내비친다.

테슬라는 HW3.0을 위한 FSD ‘라이트 버전’을 2026년 2분기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미정인 데다 성능 격차도 예상돼 불안이 지속된다.
한국 완성차 업계 “경쟁사 자극하는 분기점”… 자율주행 경쟁 본격화
업계는 이번 업데이트가 단순히 테슬라의 기술 확장이 아니라 한국 자율주행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한다.

국내 완성차 관계자는 “테슬라가 실제 한국 도로에서 FSD를 배포하기 시작하면, 현대·기아 등도 자율주행 상용화 경쟁 압박을 받게 된다”며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등장 이후 구조가 뒤바뀐 것과 유사한 흐름이 자동차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로 자율주행 기능을 활성화하면, 기존 내연기관 중심 기술로 경쟁하던 완성차 시장은 ‘차를 잘 만드는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이동 서비스 회사’로 패러다임이 이동한다는 것이다.

“2025~2030년, 자동차 시장이 완전히 뒤바뀐다”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 배포가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본다. 2025~2030년 사이 자율주행은 급격하게 상용화될 것이며, FSD가 가능한 차와 불가능한 차는 ‘완전히 다른 제품군’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국 도로 위에 나타난 '첫 AI 운전자'
이번 테슬라 FSD 한국 배포는 단순한 업데이트가 아니라 자동차 시장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다. 한국 도로 위에서 처음으로 AI 기반 자율주행이 현실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향후 모든 완성차 브랜드의 기술 경쟁 방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 업체뿐 아니라 정책·법규·보험·운전 문화까지 모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한국 시장은 앞으로 글로벌 자율주행의 핵심 테스트베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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