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바빠진 강남 중3 엄마들…“1등급의 공식 ‘국(어)’승전결”

공통수능·내신5등급제 등 중3 입시전형 변화 多…대입 핵심 국어교육 관심 급증
ⓒ르데스크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대학 입시 전형이 기존과 크게 바뀌는 탓에 일찌감치 바뀌는 전형에 맞춰 준비하려는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국어 과목에 대한 관심은 특히 높은 편이다. 단기간에 점수를 올리기 어려운데다 난이도 또한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국어부터 다잡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올해 중3 학생부터 국어·수학 선택과목 폐지, 내신 등급 완화에 ‘자사고·특목고’ 열풍 전망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에 따르면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부터 수능 국어와 수학의 선택과목이 폐지된다. 2022학년도 수능 이후 6년 만에 공통과목 체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선택과목 제도로 인한 특정 과목의 유·불리 논란은 그동안 매 수능마다 불거진 만큼 잡음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동안 3번의 수능을 거치면서 국어에서는 ‘화법과 작문’보다는 ‘언어와 매체’가,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보다는 ‘미적분’이 더 유리하다는 일종의 ‘공식’이 생겨났다. 지난해 수능에서 ‘언어와 매체’와 ‘화법과 작문’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각각 150점, 146점 등이었다. 1점으로 대학의 합격·불합격 나눠지는 입시에서 이러한 차이는 그 영향력이 매우 컸다.

국어 과목의 경우 2028학년도 수능 개편안에 따라 기존의 ‘공통+2과목 중 택1’에서 공통(화법과 언어·독서와 작문·문학)과목으로 바뀐다. 아울러 2025년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교과목 평가(내신) 방식도 변경된다. 먼저 내신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고등학교 1~3학년 비율이 동일하게 평가에 반영된다.

내신 성적은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완화된다. 내신 1등급은 기존 4%에서 10%로, 2등급은 누적 11%에서 34%로 대폭 확대된다. 교육업계는 내신 5등급제 완화로 내신의 변별력이 떨어지고 수능의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그동안 타 학년에 비해 중요도가 약했던 고등학교 1학년 성적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했다.

▲ [그래픽=김상언] ⓒ르데스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그동안 외고·국제고 등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은 상위권 학생들 간에 경쟁이 치열해 내신에서 불리한 측면이 많았다”며 “등급제가 완화됨으로서 전국적으로 ‘특목고 열풍’이 다시 불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일반고는 내신의 변별력이 떨어져 수능 성적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강남 엄마들이 몰리는 학원 따로 있다…방대한 숙제량에 중도포기 속출해도 연일 대기줄

현재 강남 지역 중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은 국어 과목에 쏠려 있다. 국어 과목에 아주 특출난 재능을 가진 경우을 제외하곤 상위권 대학을 노리려면 중학교부터 공부량을 쌓아 가는 방법 외엔 마땅한 방법이 없는 탓이다. 더욱이 대입에서 국어 과목의 중요성과 난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 일찌감치 국어에 집중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교육 업계 등에 따르면 국어는 요령이나 공식이 따로 없는 과목으로 유명하다. 그만큼 단기간에 뚜렷한 성과를 내기도 어려운 편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많은 문제를 접하는 것 뿐이다. 결국 국어 만큼은 하루라도 일찍 시작해야 유리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모든 공부의 시작인 독해 능력을 중학교 때 함양하지 못한다면 고등학교에 진학해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대치동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G학원은 최상위권을 위한 고득점 학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입학 테스트 난이도 역시 높다. 테스트 탈락 후 다시 테스트를 보려면 6개월이나 기다려야 한다. G학원의 가장 큰 강점은 ‘꼼꼼함’이다. 국어과제와 논술과제가 각각 마련돼 있고 독서목록 역시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 하나의 시를 통째로 암기해야하는 숙제도 있다.

아이의 성적 향상을 크게 이끌어준다는 장점이 명확하지만 수업 내용과 숙제량이 방대하다 보니 중도 탈락자도 적지 않다. 결석을 2번하게 되면 퇴원조치가 이뤄지고 매주 테스트를 통해 80점 미만의 점수를 받으면 보충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G학원에 아이를 보냈던 한 학부모는 “숙제를 하는데 집중하면 5시간, 쉬엄쉬엄하면 8시간이나 걸렸었다”며 “입학테스트도 깐깐해 아무나 갈 수 없지만 효과는 확실해 보였다”고 귀띔했다.

▲ 2024학년도 수능 국어 시험 현장. [사진=뉴시스]

A학원은 학부모들 사이에서 필수어휘 공부와 중학교 3학년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중고등학교 문법 커리큘럼에서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데스크 해피콜, 매달 이뤄지는 학부모 상담, 내부학생기록 공유시스템 등 학부모와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다. K학원은 소수정예로 운영돼 아이들 관리에 강점이 있다는 후기가 많다. 내신준비를 꼼꼼하게 해주는 것으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정평이 나 있다.

“국어 잘하는 학생은 공부 잘하는 학생…최후의 승자는 결국 국어 고득점자”

대치동 학원가에 따르면 국어 공부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나중에는 어떠한 사교육을 받아도 원하는 점수를 얻기 어렵다. 문학 개념이나 문법 개념, 기본적인 독서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어휘력은 고교 과정을 배우는 데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일찍 시작하면 다른 과목의 성적 향상에도 보탬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치동 소재 B학원 원장은 “중학교 때 배운 문학 개념어, 고전어휘, 문법 등이 고등학교 과정으로 그대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추후에 고등국어를 공부하는 것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그동안 많은 학생들을 보니 국어성적에 대한 불안감이 수능준비 내내 굉장히 큰 불안정성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우려했다.

이어 “처음 국어 공부를 시작하면 인강이나 현강을 듣기에는 다소 친절하지 못한 강의라는 느낌을 받아 강의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대형학원에서 따라가기 급급한 공부를 진행하는 것보다는 맞춤형 개별 관리가 가능한 학원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입시컨설턴트는 “현행 입시는 결국 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마지막에 웃는 승자다”며 “상위권으로 올라가면 수학 1등급에 국어 3등급을 받는 학생들은 많지만 국어1등급에 수학 3등급을 맞는 학생은 현저하게 적다”고 말했다. 이어 “비문학의 경우 다량의 훈련을 통해 점수를 상승시킬 수 있지만 사실 문학은 감이 굉장히 중요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어릴 때 그 감을 익혀 줘야한다”며 “단어를 기계처럼 보지 말고 문장 속에서 익히면서 중등 때부터 고등 작품들을 많이 접하게 해줘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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