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도망 달력’까지 등장… “왜 피하냐”로 싸운 서울시장 TV토론

지난 28일 사전 투표 개시 5시간 전에 끝난 6·3 서울시장 후보 TV 토론에서 ‘토론 회피’ 논란이 쟁점 중 하나가 됐다. 그간 국민의힘 오세훈, 개혁신당 김정철 후보가 수차례 토론을 요청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가 거부하면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 간 토론회는 이날 TV 토론회 한 번으로 끝났다.
이날 토론에선 김정철 후보가 ‘정원오의 토론 도망 달력’이라고 적힌 패널을 들고 나와 정 후보를 공격했다. 김 후보는 ‘노동’을 주제로 한 주도권 토론 시간에 “정 후보가 토론 제안을 회피한 날짜마다 제가 직접 기입했다”면서 “(정 후보는) 정치계의 불완전 판매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1000만 서울시민의 삶을 이렇게 부실한 상품에 맡길 수 없다”고도 했다.
김 후보가 꺼내 든 달력에는 정 후보가 4~5월 토론 제안을 15차례 거부했다면서 ‘도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실제 후보 토론회가 활성화된 이후로 서울시장 선거에서 후보 간 토론회가 한 번 열린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토론을 했다고 한다면 바로 이렇게 주제와 관계없는 흑색선전, 네거티브로 점철될 게 뻔한데 왜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날 TV 토론회에서는 정원오·오세훈·김정철 후보, 정의당 권영국 후보가 부동산 정책, GTX-A 삼성역 공사 현장의 철근 누락 사태, ‘아기씨당’ 굿당 기부채납 의혹 등 현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오 후보는 시작 발언에서 “지난 5년 동안 사력을 다해 왔다”며 “세계 3위의 ‘삶의 질 도시 경쟁력’ 도시가 눈앞에 있다. 꼭 압도적으로 완성하고 싶다”고 했다. 반면, 정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10년 무능을 심판해 달라”면서 “제가 시민의 삶을 안전하고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주택·부동산 정책을 놓고 언쟁을 벌였다. 정 후보는 “(오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2022~2024년 착공 기준 (주택) 3만9000호를 공급했다. 본인이 약속한 것의 절반도 못한 것”이라며 “왜 전임자 또는 정부 탓을 하는가”라고 했다. 그러자 오 후보는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정비 사업 구역을) 389곳 해제했다”며 “전부 갈아엎고 제초제를 뿌려놓고 나갔는데 그것을 원상 복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오 후보는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으로 재직할 때 행당7구역 재개발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아기씨당’(무속신당) 의혹을 꺼냈다. 과거 성동구는 한 재개발 조합의 굿당 건물 신축을 허가해주며 그 소유권을 기부채납받기로 했는데, 완공 이후 규정 위반을 이유로 소유권을 이전받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오 후보가 “아기씨당과의 유착 관계가 있기 때문에 명확하게 정리를 못한 것인가”라고 묻자, 정 후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책임지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GTX 철근 누락 사태를 갖고 오 후보를 공격했다. 정 후보는 “서울시 담당 본부장은 ‘GTX 삼성역 철근 누락이 중대 과실이 아니’라며 ‘(당시 오세훈) 시장한테 보고도 안 했다’고 한다”며 “본부장의 판단처럼 일반적인 부실 시공인가, (아니면) 중대한 부실 시공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오 후보는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니 공사를 계속할 정도의 강도가 유지된다고 판단했고, 공사를 하면서 보완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며 “일도양단적으로 말씀드릴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후보가 재차 “명확하게 말 못하는 것이 안전 불감증”이라고 몰아붙이자 오 후보는 “(안전 문제를) 자꾸 선거용 소재로 쓰고 있다. 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고 했다. 또 정 후보가 “오 후보는 아직도 삼성역 공사 현장에 가보지 않았다”고 하자 오 후보는 “제가 가는 게 (사태 수습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라고 했다.
최근 발생한 서소문 붕괴 사고와 관련해서는 정 후보와 권영국 후보가 동시에 오 후보를 비판했다. 정 후보는 “미리 잘 점검하고 보완한다면 안전사고 막을 수 있다”고 했고, 권 후보는 “서울시가 예산을 짤 때 (서소문 공사 현장) 추락 방지망 예산을 완전히 삭감했다고 한다.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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