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인사이드] ‘8천피’ 좀먹는 주식 리딩방 사기
피싱 방식 흡수… 더 달콤해진 ‘고수익 유혹’
현금수거책 동원 등 수법 고도화
성공땐 반복, 실패하면 방법 바꿔
“전문가·지인 등에 확인해봐야”

코스피가 사상 첫 8천선을 돌파하며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는 가운데 이를 악용한 주식 리딩방 사기 세력이 수법을 고도화하며 피해자를 물색하고 있다. 보이스피싱에서 주로 쓰이던 현금수거책 동원 방식(5월27일자 7면 보도)이 주식 사기에 결합하고 유명 증권사 직원 사칭까지 더해지면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25% 오른 8천22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49조원가량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나타냈다. 원승연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AI로 인한 인프라 투자 확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리고 지배구조 개선 등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도 높아지면서 코스피 8천선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의 열기를 반기는 건 투자자만이 아니다. 코스피 활황의 틈을 타고 메신저를 통해 고수익 투자를 미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현금을 직접 수거해 가는 주식 리딩방 사기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현금이 많을수록 더 많은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다고 투자자를 속여 현금을 직접 준비해 나오도록 유도한 뒤 수거책을 현장에 보내 돈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이날 텔레그램에는 ‘국내 증시 동학개미의 새로운 기회’라는 제목 아래 월간 수익률 120% 달성 등을 내세우며 투자 교육 채널 참여를 유도하는 메시지도 버젓이 유포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전화번호로 가입한 유령 계정이었으며 수 시간 만에 계정을 삭제했다.
경찰은 관련 사건의 가담자를 잇따라 검거하고 있다. 수원영통경찰서는 지난 22일 이 같은 수법에 가담한 현금수거책 50대 남성을 사기방조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으며,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도 최근 해외 주식 투자 리딩방과 연계된 현금수거책 일당 10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현금수거책 동원은 그간 보이스피싱 조직이 써온 방식이다. 수거책은 고소득 아르바이트 공고로 모집되며 서류 전달 등 단순 업무를 한다는 명목으로 끌어들여진다.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리딩방 사기는 보이스피싱의 범죄 요소를 주식에 결합한 것으로, 성공하면 반복하고 실패하면 다른 수법으로 옮겨가는 방식으로 학습하며 고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위장 수법 역시 진화하는 양상이다. 유명 증권사 직원이나 금융기관 종사자를 사칭하며 피해자의 신뢰를 얻으려는 정황이 잇따라 확인된다. 특히 최근 시장에 유입되는 일부 고령층의 경우 투자 대행을 명목으로 현금을 직접 인출해 건네는 방식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원 교수는 “자신이 생각하지 못한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권유가 있을 때는 전문가나 주변 지인에게 한 번 더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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