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앞에 두고 뺑뺑이” 원정진료 환자 골든타임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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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환자가 병원을 수소문하다 결국 사망한 사건이 강원도에서 벌어졌다.
또 도내에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3시간 넘는 거리로 원정 진료를 떠난 산모도 있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3시간 거리의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난 30주 된 임산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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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만에 도착 쇼크로 숨져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도 지적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은 환자가 병원을 수소문하다 결국 사망한 사건이 강원도에서 벌어졌다. 또 도내에서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3시간 넘는 거리로 원정 진료를 떠난 산모도 있었다. 취약한 의료 인프라가 장기화되고 있는 의료 공백과 맞물리면서 강원 지역의 진료 환경 현실이 갈수록 열악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본지 취재 결과 지난 19일 오후 7시 25분쯤 춘천시 효자동의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 80대 남성이 승합차에 치어 중상을 입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해당 남성에게 응급처치를 시행한 후 춘천, 원주 등 가까운 병원으로 후송하려고 했으나 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었다. 이에 구급대원들은 1시간 이상 전화로 가능한 병원을 수배하다 경기 남양주의 한 병원에서 환자를 받을 수 있다는 연락을 가까스로 받아 1시간 가량 떨어진 남양주로 환자를 이송했다. 환자는 신고 후 2시간이 지난 오후 9시 30분쯤 병원에 도착해 급히 치료를 받았으나 순환기 내에 체액이 부족해서 생기는 ‘저혈량성 쇼크’로 밤 12시쯤 숨졌다. 해당 남성은 교통사고를 당했을 당시만 해도 호흡과 맥박이 모두 있었으나 신고 5시간 여만에 결국 사망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길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3시간 거리의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떠난 30주 된 임산부도 있었다.
지난달 25일 오후 11시쯤 강릉시 고속도로에서 30대 임산부가 갑작스런 배뭉침과 진통을 호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는 춘천, 속초, 원주, 강릉에 위치한 대학병원부터 개인병원까지 도내 모든 병원을 수배했으나 진료가 가능한 산부인과가 없었다. 이에 산모를 실은 구급대는 영동권역의 한 병원 앞에서 2시간 넘게 대기하다 청주 지역의 산부인과에서 진료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가까스로 받아 3시간이나 떨어진 청주 지역으로 산모를 이송했다. 해당 산모는 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구급대 안에서 분만 가능성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에 구급대원은 산모의 보호자에게 구급차 내 분만에 동의를 구했으나 이튿날 새벽 4시쯤 병원에 가까스로 도착해 진료를 받았다.
임산부 최모(30)씨는 “첫째 때도 이런 일이 없었는데 자궁 수축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6시간 동안 도로에 있다보니 혹여 아기가 잘못되기라도 할까봐 너무 무서웠다”며 “그 시간이 아직도 트라우마로 남아있다”고 했다. 당시 구급대에 타고 있던 구급대원 역시 “병원 앞에서 또 다른 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고 속상하다”고 했다.
최현정·최우은
#뺑뺑이 #원정진료 #골든타임 #구급대 #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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