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수단? 청약통장 인기 ‘시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수단인 청약통장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분양가 사태, 가계부채 증가 등이 맞물린 현상으로 분석된다. 치솟는 분양가에 청약을 포기하는 실수요자들이 늘어나고 프리미엄을 노린 청약 수요마저 사라진 탓이다.
19일 한국부동산홈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광주지역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75만497명으로 한 달 전(75만3235명)과 비교해 2738명 감소했다.
1년 전(77만1942명)과 견줘서는 2만1445명 줄었다.
광주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2년 10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전까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80만명 대를 유지했지만 2022년 11월(79만3800명) 70만명 대로 주저앉았고, 이후 계속해 줄고 있는 추세다. 올해만 하더라도 1월(76만518명)과 7월의 가입자 수 격차는 7283명이다.
1순위 가입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올해 1월 1순위 가입자 수는 49만6524명이었는데 지난달에는 48만1309명으로 1만5215명 감소했다.
지난해 12월(49만8538명)에는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 수 50만명 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1순위 통장 가입자 수가 계속해 줄어든 것은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이들 중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전남의 주택청약 가입자 수는 64만122명으로 전달(64만2237명)과 비교해 2115명 줄었다. 1년 전(77만1942명)과는 무려 13만1820명 차이가 난다.
1순위 가입자 역시 지난달과 비교해 41만7041명에서 41만3199명으로 3842명 감소했다.
이처럼 청약통장 인기가 시들해진 데는 우선 고금리 사태 지속으로 현금 유동성 위기를 맞은 이들이 해지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예금보다 낮은 금리도 한 요인이다.
현재 청약통장 예금 금리는 최대 2.8%에 불과하다. 반면 시중은행 등의 예금 금리는 3% 중·후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고분양가도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월별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보면 7월 광주 민간 아파트 ㎡ 당 평균 분양가는 552만2000원이다. 3.3㎡(1평)로 환산하면 1822만원인데, 10년 전인 2015년 7월(3.3㎡ 당 808만9000원)과 비교해 125.2% 뛰었다.
국민평형(전용면적 84㎡)으로 불리는 ‘60㎡ 초과~85㎡ 이하’의 경우 올해 7월 기준 3.3㎡ 당 1805만원에 달한다.
지난달 전남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 당 1310만원으로, 역시 10년 전(628만6000원) 보다 108.3% 올랐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워낙 고분양가 시대이다 보니 기존 주택 매매시장으로 이탈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청약통장 보유에 따른 세제지원 확대, 집값 회복 등을 감안했을 때 (청약통장) 해지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내 집 마련을 위한 기반 형성을 위해 주택청약 관련 혜택을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주택청약 금리가 시중 대비 낮아 청약통장 납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청약저축 금리를 현행 최대 2.8%에서 3.1%로 0.3%p 인상한다. 또 주택도시기금의 대출 금리와 시중금리간 적정한 차이를 유지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감안, 대출 금리도 소폭 상향(0.2~0.4%p) 하기로 했다.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은 각각 2.15~3.55% → 2.35~3.95%, 1.5~2.9% → 1.7~3.3%로 조정한다.
다만, 소득구간에 따라 0.2~0.4%p 차등 인상하고, 신혼·출산가구의 주거지원을 위한 신생아 특례대출, 전세사기 피해자, 비정상 거처 대출 등의 금리는 현행 유지된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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