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안개가 걷히기 시작한 설악산 자락은 청아한 물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맑은 계곡이 바위를 두드리는 소리는 일상의 소음을 잊게 하고, 깊은 산속 고요함은 방문객의 발걸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1,300년의 시간을 간직한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수행자의 숨결이 고스란히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대자연 속에서 독립운동가 만해 한용운의 철학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여정을 떠나보자.
천년의 역사 속 수행 도량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북면 백담로 746에 자리 잡은 백담사는 신라 진덕여왕 시기인 647년 자장 율사가 창건한 천년고찰이다.
여러 차례 소실과 중건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으며, 현재는 대한불교 조계종의 기본선원으로 지정되어 수많은 승려가 정진하는 수행 도량으로 자리매김했다.
경내에는 법당과 나한전, 관음전 등 정갈한 전각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계곡을 따라 방문객들이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수만 개의 돌탑이 장관을 이룬다.
만해 한용운의 숨결을 찾아서

백담사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이 머물며 수행했던 공간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서 그는 깊은 사색을 통해 시집 '님의 침묵'을 완성했다.
경내에는 만해기념관, 교육관, 연구관, 도서관이 별도로 운영되어 선생의 생애와 저술 활동을 깊이 있게 살필 수 있다.
만해의 정신이 깃든 사찰 곳곳은 역사적 의미와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계곡 따라 걷는 내설악의 절경

백담(百潭)이라는 이름은 사찰 앞 계곡에 크고 작은 담이 백 개나 이어진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계곡길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 단위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상류로 향하면 수렴동 계곡을 거쳐 마등령, 공룡능선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나타나며, 내설악 깊숙한 곳의 봉정암과 오세암으로 향하는 길목이기도 하다.
자연을 만끽하며 걷는 매 순간이 신선한 공기와 함께 정화되는 경험을 선사한다.
이용 안내 및 접근 정보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백담사는 별도의 입장료가 없다. 다만 용대리 매표소에서 사찰까지 이어지는 약 7.2~8km 도로 구간은 일반 차량 통행이 엄격히 금지되니 주의해야 한다.
방문객은 용대리 인근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거나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안전한 탐방을 위해 일출부터 일몰 사이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권장하며, 템플스테이 등 일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과 시간 확인이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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