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하듯 서른 번 ‘꾹꾹’…무인점포 점주 감동시킨 CCTV 속 초등학생 행동

어린이날 받은 용돈을 들고 무인점포로 향한 두 아이. 한 아이가 포켓몬 카드 한 상자를 꺼내더니 카드 개수를 셉니다. 곧 한 팩을 꺼내 무인 계산대로 가 바코드를 찍더니 마치 게임이라도 하듯 연달아서 키오스크 버튼을 수십번 누릅니다.

키오스크 앞에서 드러난 동심과 양심

충북에 있는 충주남한강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열세살 준모와 선재는 지난 5월 6일 오후 4시30분쯤 어린이날 용돈을 들고 집 근처 무인점포로 향했습니다. 학수고대하던 포켓몬 카드를 사기 위해서였죠. 한 상자를 통째로 말입니다.

신이 난 준모는 점포에 들어서자마자 카드 진열대로 직진했어요. 안쪽에서 포켓몬 카드 한 상자를 꺼내 든 준모는 낱개로 구입할 수 있도록 진열된 상자 속 카드를 몽땅 집어 빠르게 셉니다.

그러고는 한 팩을 다시 꺼내 무인 계산대로 가더니 바코드를 찍고 개수 추가 버튼을 빠르게 누릅니다. 하나, 둘, 셋, 넷…. 검지와 중지를 이용해 마치 게임을 하듯 빠르게 누릅니다.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한 손놀림으로 카드 한 상자의 제값을 치른 뒤 계산에 사용된 낱개 제품을 제자리에 갖다 놓습니다.

준모가 이렇게 계산을 한 데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포켓몬 카드는 상자째 계산은 안되고 한팩씩 낱개로만 계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상자째 구입하는 경우가 드물어서 가게 주인이 상품 등록을 안했기 때문이랍니다.

게다가 점포 안엔 준모와 선재만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대충 한두 팩만 계산하고 한 상자를 들고 나간다고 해도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그런데도 준모는 포켓몬 카드 한 상자에 서른 팩이 들어 있는 걸 확인하고 700원짜리 한 팩을 바코드로 인식시킨 뒤 상품 추가 버튼을 계속 눌러서 제값을 치른 겁니다.

두 초딩의 양심있는 행동은 무인점포 사장님이 CCTV를 공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준모와 선재는 그야말로 학교에서 스타가 됐습니다.

구준모 군
“저도 선재랑 마음이 마찬가지인데 좀 기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데 한편으로는 당연하게 해야 되는데 이걸 칭찬하는 약간 사회가 약간 씁쓸한 그런 느낌”

당연한 걸 칭찬하는 세상이 씁쓸하다는 준모. 인생 2회차라고 해도 믿을 의젓한 답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