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웨이항공의 최대주주인 소노인터내셔널이 올해 들어 사모 회사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이후 재무 부담이 커지고 이로 인해 기업공개(IPO) 계획을 미루게 되자, 이를 대신할 자금 조달 창구를 노크하는 모습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는 전날 5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금리는 연 4.8%으로 책정됐으며 발행 주관은 우리투자증권이 맡았다.
사모채는 공모 회사채와 달리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되고 별도의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비교적 간편한 자금 조달 방식이다.
반면 조달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는 점은 발행 기업에 부담 요인이다. 또 공모채에 비해 만기가 짧고, 투자자가 제한적이어서 발행 규모도 작은 편이다.
소노인터의 사모채 발행은 올해 두 번째다. 지난 2월에는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EB)를 발행해 2120억원을 조달했다. 해당 EB의 만기는 3년이며 금리는 5.6%였다. 발행 주관은 이번과 같은 우리투자증권에서 맡았다. EB는 일정 시점 이후 특정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채권을 뜻한다.
소노인터는 올해 초 예림당과 오너 일가가 보유한 티웨이홀딩스 지분 46.26%를 약 2500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기존 보유 지분까지 합치면 54.79%에 달한다.
소노인터는 항공과 숙박을 아우르는 '종합 여행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정작 티웨이항공의 재무 상태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만 1228억원에 달했고,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티웨이항공의 재무건전성도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718.3%였던 티웨이항공의 부채비율은 적자 행진과 맞물려 올해 1분기 말 4353.0%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사용되는 대표적 지표로, 부채를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한 값을 뜻한다. 부채비율이 4000%를 넘는다는 것은 부채가 자본의 40배를 초과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악화되자 소노인터는 당초 올해 하반기로 계획했던 IPO도 연기했다. 티웨이항공의 자본잠식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할 경우 소액주주와 신규 투자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에서는 소노인터의 행보를 두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실적 반등에 실패한 채 소노인터의 지원만 계속 의존한다면, 모회사인 소노인터의 재무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소노인터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612.1%로 전년 대비 13.6%p 상승했는데 티웨이항공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재무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음달 파라타항공이 신규 취항을 시작하면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9곳으로 늘어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 하반기 LCC 업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소노인터의 IPO가 원활히 추진되려면 무엇보다 티웨이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실적 개선 없이 모기업의 회사채 발행에 의존한다면, 티웨이항공 부실이 소노인터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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