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에 ○○ 결합했더니 코로나에도 매출 400% 성장
- 브러쉬씨어터 이길준 대표 -
Q. 연극배우 출신 대표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BRUSH UP your inner Child!’(네 안에 어린이 감성을 찾아라!)라는 슬로건으로 기획, 제작, 사업화까지 공연의 모든 과정을 체계적으로 만들어가는 글로벌 공연예술기업, 브러쉬씨어터(유) 대표 이길준입니다.
2017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는 대학로에서 공연을 했습니다. 10년간 대학로에서 연기는 기본, 기획, 연출 등 공연과 관련된 일은 안 해본 게 없을 정도였고 한 극단의 부대표 자리까지 맡게 되었지만 연극배우로서 안정적인 생활을 꿈꾼다는 것은 여전히 어려웠습니다. 타인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 공연 관계자들은 정작 열악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안정된 회사와 같은 극단, 공연예술 기업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브러쉬씨어터(유)를 설립하였습니다.
Q. 2017년 회사설립 이후 7년이 되셨는데 브러쉬씨어터의 지난 7년을 평가한다면?
2017년에 정식으로 회사가 출범하기 전, 2015년에 온라인으로 회사를 만들어 놓고 극단 활동을 병행하면서 칼을 갈았습니다. 2년 동안 끊임없이 고민에 고민, 기획과 시도를 거듭했는데, ‘어린이로 시작해서 씨앗이 움트면 성인 공연으로까지 성장시키자.’ ‘보편적인 것을 벗어나 차별화된 공연을 만들자.’ ‘세계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해외 관객부터 공략하자.’라는 콘텐츠의 방향성이 윤곽을 잡았고, ‘성공할 수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당시 저를 포함 4명의 연극배우 친구들로 시작했는데 다자인, 스텝, 기획자, 마케터의 일을 함께 하며1인 다역을 했어야 했지요. 7년차가 된 현재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해 정직원만 28명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Q.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공연예술 분야인데, 이 기간 중 매출이 매년 배 이상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합니다.
창업 3년 후 코로나가 왔는데, 회사 운영 7년 중 절반을 코로나와 함께 했습니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공연을 해왔는데 미국 투어에서 예약된 12개 중 6개 도시가 돈도 못 받고 캔슬되었습니다. 렌트카, 호텔비 등 이미 지불한 금액을 돌려받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내에서의 공연을 병행하며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장해 디지털 콘텐츠와 책 등 비대면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저희 작품의 라이선스를 해외에 팔기도 하지만 출판사와 협업해 공연 원작의 동화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극단의 유튜브 채널을 활용해 저희 공연이나 관련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한편 아이들에게 만들기 놀이를 체험해 보도록 했는데, 꽤 인기가 있습니다. IP사업의 확장으로 오히려 코로나 시기 전년도 보다 매출이 더 올랐고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코로나 때 인력 정리도 하지 않았고 월급도 빠짐없이 지불하면서 어렵고 치열하게 버텨왔습니다.
Q. 브러쉬씨어터의 공연이 전세계적으로 호평받으며 대표작 ‘두들팝’이 한국 아동극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뉴욕 링컨 센터에 초청되어 공연을 했는데요. 언어의 한계를 넘어 다양한 문화권에서 인기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요?
브러쉬씨어터는 새로운 공연을 올릴 때 항상 해외에서 첫 공연을 시작하는데, 처음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춘 콘텐츠를 만들면 해외뿐 아니라 글로벌 국가 중 하나인 한국에서도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했고 예상은 늘 적중했습니다. 우리 작품의 정통성과 한국적 정서만 고집하지 않고 다른 문화권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로 다양한 문화에 따라 맞추고 각색해나갔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세계의 관객과 소통할 수 있었고, 현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특히 어린이 공연은 말을 트지 못한 어린아이부터 함께 관람하는 부모들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공연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사 중심의 소통이 아닌, 영상과 사운드를 비롯한 디지털 미디어 기술에 ‘전시+퍼포먼스+체험놀이’를 결합한 공연을 만든 것이 좋은 반응을 얻은 비결 같습니다.
저희는 드라마보다는 직접 경험하고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에 포커스를 맞추고 기술을 더해 기존에 없는 차별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존 연극에는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기술을 접목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콘텐츠가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전시로는 아르테 뮤지엄의 ‘빛의 벙커’ 가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아직 연극, 공연의 형태로는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브러쉬씨어터는 이미 이머시브 공연을 시도하고 있고, 소득 수준과 문화적 수준이 높아지면서 앞으로 영화관보다는 라이브 공연, 특히나 기술과 결합한 이머시브 공연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해외 관광객들이 한국에 오면 꼭 관람해야 할 공연으로 라스베가스의 ‘스피어’ 공연에 버금가는 이머시브 공연을 만든다면 승산이 있을 것 같습니다.
Q. 지난 10월 말,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센터)에서 예술인과 예술기업들을 위한 예술 종합지원플랫폼 ‘아트코리아랩(Arts Korea Lab)’을 개관했고, 이곳의 입주기업으로 선정되어 입주 기업 중 가장 임직원수가 많고 입주공간도 가장 크게 사용하시는데 입주해 보니 어떠신가요?
성수동에 100평 규모의 브러쉬씨어터 본사가 있지만, 공연 연습실도 같이 있어서 좀 시끄러운 반면 여기서는 조용하게 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업무 효율성이 높습니다. ‘아트코리아랩’은 위치도, 시설도 좋을 뿐만 아니라 업무에 관련된 인프라가 좋아 입주 신청을 했습니다. 다른 예술기업들과 같은 공간에서 다양한 협업 방안을 논의할 수 있고,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투자, 법률, 마케팅,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회사 운영에 필요한 보육 시스템이 회사가 도약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아트코리아랩’에는 스튜디오, 유튜브 촬영실, MD상품 만들 수 있는 3D프린터 등 다양한 인프라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효율적으로 업무를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예술과 기업이란 말은 멀게만 느껴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트코리아랩’이 예술가에게 체계화된 기업 경영 노하우를 불어 넣어 줌으로써 예술이 더 멀리 높이 갈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 신에서 투자를 받고 유니콘 기업이 되듯, 예술이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과 부가가치를 잘 이용하면 독보적이고 높은 가치의 예술 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Q. 브러쉬씨어터의 앞으로의 10년은 어떤 모습일까요?
백종원의 ‘더본코리아’처럼 공연예술기업의 선두에서 공연 문화계의 바람직한 생태계 만들어 어려운 공연 기업의 경영 설계를 돕고, IP를 만들고 관리하는 것을 돕는 등 공연예술기업의 좋은 표본이 되고 싶습니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의 M&A제안을 받기도 했지만 향후 IPO를 하고자 하는 목표도 갖고 있어, 서강대학교 MBA과정에서 공부했습니다. 향후10년 안에 공연예술기업으로 IPO도 하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큰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대표님의 ‘커리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저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 저 조차도 해보지 않은 것을 시도하고, 또 그것을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도전하고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저의 커리어는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끝내 목표를 이루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