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청년작가들의 풋풋한 예술적 상상력

김예빈 작 ‘나만의 서재’

갤러리 아트14(공동대표 박은지)는 2019년 5월 개관 이후 해마다 전국 단위의 공모전을 진행해 청년 작가들을 지원해온 가운데 올해는 지역의 신진 서양화가와 한국화가를 발굴해 2주간에 걸쳐 릴레이로 초대전을 진행한다.

자연에서 잉태한 인간이지만, 원초의 풍경은 잊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낼 이번 초대전 대상으로는 조선대 미술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김예빈 작가와 광주예고를 거쳐 단국대 미술대학 동양화 및 중국미술학원 예술학 석사를 졸업한 오다원 작가다.

김예빈 작가의 전시는 지난 10일 개막, 23일까지 ‘나를 가장 □ 하는 건’이라는 주제로, 오다원 작가의 전시는 24일부터 12월 7일까지 ‘우리는 나무처럼 얽히고 설켜’라는 주제로 각각 열린다.

먼저 작품 10점을 출품한 김예빈 작가는 현실에는 없지만 영화와 같은 장면을 구상해 화폭에 투영, 자연과 인간의 강제 접촉을 시도한다. 자신이 아끼는 구두나 책, 진열장 등 ‘휴식’과 관련된 키워드를 이미지로 그리는데 거의 하루가 다 지난 풍경이 대부분이다.

노을진 하늘이 공통적으로 배경이 되고, 숲속에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미니 드레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식이다.

<@1>풋풋한 감성과 상상력이 돋보이는데 붓의 터치는 놀랍도록 성숙하다. 색감을 구성하는 능력도 뛰어나 눈의 피로감을 덜어주는 평온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이어 15점을 출품할 예정인 오다원 작가는 중국 유학에서 얻어진 자신의 스타일을 확고히 한다. 목탄으로 하잘 것 없는 나무껍질을 본체로 삼아 자아를 확대하는 듯하다. 온 신경이 집중된 나무의 어우러짐을 바라보노라면 인간 관계에서도 차마 끊어내기 어려운 정과 소중한 인연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박은지 공동대표는 이번 전시에 대해 “청년 작가의 설 자리는 예나 지금이나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구태의연한 말 속에 자립과 독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원조차 과잉으로 여겨지기도 한다”면서 “누군가에게 기대는 나약한 의지보다도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미술계에 뛰어든 청년 작가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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