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하號 롯데면세점, 빨라진 `쇄신` 시계…"수익성 올인, 희망퇴직은 계획없다"

롯데면세점의 '쇄신' 시계가 빨라졌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에 새 수장으로 온 김동하(53·사진) 신임 대표는 연초부터 '수익성 제고'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조직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다. 통상 취임 후 적어도 한 달간은 조직과 업계를 파악하는 '스터디' 기간을 갖는 리더들과는 대조된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HR혁신실기업문화팀장(상무)이던 김 대표를 지난해 전무로 승진시키고, 적자에 빠진 롯데면세점의 선장으로 보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922억원의 손실을 낸 조직이다.
업황도 좋지 않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등 면세업계 주요 4사의 지난해 4분기 누적 연간 영업손실액이 2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김 대표는 취임 단 한 달만에 '다이궁(중국인 보따리상) 없는 면세점' 등 파격적인 항로를 조직에 제시했다. 이들과의 거래를 끊는다는 것은 당장 매출을 잃더라도 수익성을 갉아먹는 요인을 없애겠다는 결단으로 풀이된다.
중국인 보따리상 대상의 면세품 판매는 이달부터 바로 중단됐다. 이들은 한국에서 면세품을 헐값에 대량 구매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 유통하는 보따리상으로 대부분 중국인이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수익성 계속 악화되고 있어서, 작년 초부터 (다이궁 매출)비중을 낮추고 있었고, 올해 (새 대표가) 취임하면서 큰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러한 방침을 12월 중에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업계 전망이 밝진 않은 상황이라 상업성 고객 비중을 제로화 하고 개별고객, 여행사 단체 고객 유치에 집중해서 수익성 개선을 우선 목표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금지한 이후, 면세점업계는 매출의 상당부분을 다이궁에 의존해 왔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연 매출에서 중국인 보따리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50%에 달했을 정도다.
하지만 이들에게 40~50%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물건을 넘기다 보니, 팔면 팔수록 손실이 커지게 됐다. 면세업계는 각 사별 자정적 노력으로 수수료를 인하해 현재 35%안팎까지 낮췄지만, 여전히 수익의 마지노선인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김 대표는 다이궁 거래 중단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최소화하고 낡은 수익 구조 자체를 바꾸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개별관광이나 단체 관광객, 해외 사업장에서 만회할 수 있는 구조가 되도록, 없앴던 조직을 다시 살리는 등 대대적으로 손질을 했다.
우선 지난해 폐지했던 마케팅부문을 다시 신설했다. 그리고 그 안에 마케팅 전략팀, FIT(자유여행객) 마케팅팀, 여행사 마케팅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했다. 마케팅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한 조직, 세팅한 팀들을 통해 내국인, 외국인 개별 관광객, 단체 관광객, VIP 고객 유치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용절감을 위한 조직 배치도 엿보인다. 이번에 롯데면세점은 운영혁신부문를 신설했다. 역할은 상품 수요 예측정보를 바탕으로 발주 고도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운영 효율화와 비용절감 효과를 증진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해외 사업장에도 고삐를 죈다. 해외 신규 출점 계획은 별도로 세우지 않고, 지금 사업을 운영 중인 호주, 베트남, 싱가포르 지역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는 데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비용 절감을 위한 2차 희망퇴직 계획은 2025년도 롯데면세점 사업 계획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8월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9월 150명에 대한 퇴직처리를 했다.
퇴직 인원이 대상자 400명의 38%에 불과해, 업계 일각에선 2차 희망퇴직이 검토되지 않겠냐는 예상이 나오던 터였다.
이와 관련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추가 희망퇴직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또한 비용이 드는 일인 만큼, 올해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정통 롯데맨'으로 불리는 김 대표는 그 동안 롯데그룹의 다양한 계열사에서 전략, 정책, 조직문화 등을 다루며 조직 문화 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기여해 온 '혁신 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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