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학교 크록스 금지령
발 건강 위협한다는 이유
의사·간호사들 즐겨 신어

병원에서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진의 작업화로 선택하는 크록스가 최근 미국에서는 학생들에게 금지령이 내려져 이목이 쏠렸다. 크록스는 앞코가 뭉툭하고 구멍이 뚫려 있는 슬리퍼 형태의 신발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즐겨 신는 제품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학교에서 이른바 ‘크록스 금지령’이 내려지는 상황이라고 한다. 아이들의 발 건강을 위해서 크록스 착용을 지양하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크록스를 신은 학생들이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최근 미국 복수의 매체들은 미국 수십 개의 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할 때 크록스를 신는 것을 금지했다고 전했다. 자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크록스의 재질 특성상 쉽게 넘어질 수 있다. 실제 그런 사고도 자주 일어나자, 아예 안전상의 이유로 크록스 착용을 금지한 것이다.

크록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 속에 올해 초 크록스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가 역시 1년간 55% 상승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주부 A 씨는 “초등학생 아이가 크록스가 편하다고 이것만 신으려 한다”라고 전하며 “거기에 장식품을 이것저것 달았는데, 그걸 구매하는 데만 신발값보다 더 들었다”라고 했다.

크록스는 어른들도 즐겨 신는데, 고무 재질로 바닥이 푹신하여 오랜 시간 서서 근무하는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들의 필수 아이템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서울 시내 한 정형외과 전문의 B 씨는 “서서 수술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발이 편한 신발을 찾게 된다”라고 밝히며 “크록스는 발도 편하고 통풍도 잘된다. 신고 벗는 데에도 편해 나에게는 완벽한 작업화다”라고 했다.

편한 게 장점으로 꼽히지만, 크록스는 발 건강에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미국 정형외과 의학협회 대변인인 프리아 파르타사라티 박사는 “크록스는 넘어지는 것 외에도 아치 지지대가 충분하지 않으며, 피부 표면에 습기를 유지해 물집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요소들이 결합해 하루 종일 신기에는 정말 좋은 신발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의 경우 더욱 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미국 학교들은 과도하게 크록스를 신는 걸 경계하는 것이다. 또한 크록스는 구조상 뒤축이 없어 발가락에도 무리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일리노이 뼈관절 외과 의료원 메건 리히 박사는 “뒤꿈치가 불안하면 발가락에 힘이 들어가 발 모양이나 발가락 모양이 이상해질 수 있고, 힘줄염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과도하게 발가락 근육이 사용되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물론 스트레스가 쌓이면서 염증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은 비단 크록스뿐만 아니라 뒤축이 없는 모든 슬리퍼류 형태의 신발에 해당하는 점이기도 하다고 전문가들을 지적한다.

한편, 발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지적받는 크록스는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크록스에 따르면 회사는 3분기에 10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조 4,542억 1,400만 원)의 매출을 선보였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근소하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인기에 크록스는 80억 달러(약 11조 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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