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빼고 다 오르네?”…생필품 10개 중 6개 가격 인상

김현주 2024. 10. 7.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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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7개 생필품 중 지난해 같은달 대비 가격 올라간 제품 무려 185개 달해

최근 농산물 가격은 물론 일반 생활용품과 가공식품 물가도 급등하고 있어 서민들의 고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상추, 깻잎 등 채소가 진열돼 있다. 지난여름 폭염으로 인한 작황 부진으로 깻잎(상품) 100g당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30일 기준 353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0원 상승했다. 상추(청상추)는 지난달 하순 가격이 100g당 2526원으로 지난해보다 46% 높아졌다. 연합뉴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로 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에서 판매하는 암앤해머 베이킹소다(400g) 가격이 3500원에서 4500원으로 28.6% 올랐다.

섬유 탈취제 페브리즈 가격은 제품별로 9800∼1만800원에서 1만1000∼1만2000원으로 최대 22.4%, 세탁세제 다우니(1L)는 1만39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7.9% 각각 인상됐다.

이밖에 온더바디 체리 블라썸 비누는 2700원에서 3000원으로, 온더바디 리얼 모이스처 바디워시는(900g)는 8900원에서 1만900원으로 가격이 각각 조정됐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도 가격이 줄줄이 뛰었다.

코카콜라의 미닛오렌지·포도·알로에(180㎖) 등은 1200원에서 1300원으로 100원씩 올랐다. CJ제일제당의 컵반 미역국밥·황태국밥·사골곰탕국밥 등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14.3% 인상됐다.

샘표 양조간장(500㎖)은 650원, 크림파스타소스(430g)은 800원 각각 오르는 등 다양한 품목의 가격이 조정됐다.

해당 제품을 공급받는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다른 유통채널도 업태별로 최종 소매가는 달라도 오름폭은 비슷하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식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이마트24는 지난달 30일부터 삼각김밥 제품 12종과 일반 김밥 1종의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원재료인 김 단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편의점들은 그동안 소비자 물가 부담을 완화하고자 자체적으로 가격을 조정할 여지가 있는 간편식 상품은 되도록 동결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동안 꾸준히 오른 원재료 가격이 제조원가를 압박해온 터여서 가격을 계속 붙잡아두기가 여의찮은 상황이다.

서울의 한 GS25 편의점에서 직원이 상품을 진열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올해 1∼8월 소용량 반찬 품목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1% 늘었다. 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타 편의점에서도 같은 기간 12~18% 반찬 매출이 늘었다. 업계는 고물가와 1∼2인 가구 비중 확대가 편의점 반찬 매출을 끌어올렸다고 본다. 연합뉴스
 
지난 1년간의 추이를 보면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가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생필품가격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12개 품목 297개 생필품 중 지난해 같은 달 대비 가격이 올라간 제품은 185개(62.3%)에 달했다. 95개는 가격이 낮아졌고 17개는 변동이 없었다.

전체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2.5%이지만 오른 상품의 평균 상승률은 9.6%에 이른다.

소비자원 생필품가격보고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백화점, 편의점 등 전국 500여개 유통 매장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적용한 후의 최종 판매가격을 토대로 작성된다.

품목별로는 수산물(14.2%)과 채소류(11.1%)가 10% 선을 넘는 평균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가중했다.

생물 고등어(300∼500g)가 1년 새 71.8% 비싸져 조사 대상 상품 가운데 오름폭이 가장 컸고 배추(1.5∼3㎏)가 71.4%로 뒤를 이었다.

냉동 오징어(200∼300g·61.1%↑), 흙쪽파(53%↑), 생물 갈치(100g·43.1%↑), 시금치(250∼400g·42.5%↑), 줄기 없는 무(1.5㎏·26.3%↑), 흙당근(100g·23.9%↑), 애호박(22.6%↑) 등의 가격 상승도 두드러졌다.

수산물과 채소류 이외 품목을 보면 조미김을 비롯한 수산물가공품 가격이 평균 9.7% 올랐고 양념·소스류 5.7%, 축산물가공품 5.0%, 차·음료·주류 3.7%, 가사용품 3.2% 등의 평균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리얼·라면을 포함한 곡물 가공품과 과자·빙과류는 각각 2.8% 올랐다.

앞으로의 생필품 물가 전망도 밝지 않다.

농산물 물가가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동발 악재로 유가마저 치솟아 원재료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4분기 소매시장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소매업계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가 올해 2분기 회복 기미를 보였다가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하락하며 주춤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유통업 RBSI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망치가 80으로 집계됐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반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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