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함께 짚어보는 건축비 Q&A
집이 가지는 가치는 무궁무진하지만, 집짓기는 결국 현실(비용)로 수렴된다. 전문가들을 통해 건축비가 어떤 의미인지, 집짓기 비용을 어떻게 더 합리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화려한 주택 기사 이면의 깐깐한 비용 이야기를 실전 내역서와 함께 만나본다.

전승희 대표(위빌스토리 www.we-build.co.kr )
성상우 소장(아백제건축사사무소 https://a0100z.com )
서문원 대표(공간연구소 집 smw727@naver.com)
Q 요즘 상담하는 건축주들은 대략 어느 정도 규모와 건축비를 생각하고 찾아오나? 그리고 그것이 과거와 차이가 있나?
최준석 : 면적 규모나 건축주 예산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억~10억원 범위가 평균적인 것 같다. 과거와 비교해 보면 온라인에 워낙 많은 정보가 있고 요즘은 AI도 활성화되어서, 집의 규모나 구조, 공간, 스타일 등의 사전 계획이 과거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잡혀있는 경우가 많다. 현재 건축 물가가 높고, 건축비용을 좋은 집을 위한 투자라고 인식하는 시선도 많다. 다만, 예산이 빠듯한 건축주들은 전보다 건축비 상승에 많은 부담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차현호 : 건축주가 원하는 집들이 다들 다르다 보니 비용에 대한 고려도 다르다. 다만, 이전보다는 건축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은 대체로 공유하는 인식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염두에 두는 분들은 최소 평당 1천만원 정도까지는 감안하는 것 같다.
서문원 : 보통 우리를 찾아오는 건축주들은 자기가 원하는 스타일의 주택을 찾아보고, 건축사사무소와 어느 정도 소통하고 오기 때문에 대략적인 감은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건축주와 건축가가 원하는 퀄리티에 따라 공사비에 차이가 생기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낯설어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전승희 : 근래에는 주택 규모도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 중심의 25~40평대 주택과 흔히 체류형 쉼터라 불리는 10평 이하 소형주택이 그것이다. 국내 주택 시장의 양분이 점차 가속화되는 추세로 보인다.
성상우 : 아주 단순하게 표현하면, 60평 규모 단독주택에 땅값 제외하고 4억원 정도를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단편적인 시선이다. 건축가가 이해하는 집(주택 건축)과 건축주가 이해하는 집은 판이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를 살 때는 ‘깡통’과 ‘풀옵션’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데, 집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았다.

Q 건축비 협의에서 시공사와 건축주가 이해하는 주택 건축 범위가 서로 달라 관련한 의사소통에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 것 같다.
최준석 : 건축비의 개념을 정확히 공유하고 건축에 들어간다면 딱히 소통에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건축가에게 건축비는 공사비와 설계·감리비를 포괄하는 개념이고, 건축주에게도 비슷하다. 다만, 건축주는 건축비를 공사비, 설계·감리비에 더해 관련 세금, 가구, 가전 구입 비용, 기타 추가 내역까지 모두 포함하는 ‘집짓기 예산’의 개념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건축가와 집짓기 상담과 설계에 들어갈 때 서로 대략적인 예산을 가늠하는 시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전승희 : 시공사들은 주로 ‘순수 건물’만 가지고 비용을 이야기한다. ‘순수건물’에는 대체로 외부 부대공사(조경, 데크, 정화조, 우수 공사)와 내부 공사(에어컨, 싱크대, 가구, 조명, 온도제어조절기 등)가 빠진다. 하지만, 건축주들은 모든 마감 공사까지 포함하는 평균 단가를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분쟁의 씨앗이 된다.
성상우 : 그와 함께 시공의 정밀도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도 소통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외장으로 노출콘크리트를 했다고 보자. ‘안도 타다오’식 노출콘크리트를 한다고 하면 인건비부터 시작해 그 비용이 상당할 것이다. 그런데 건축주는 ‘노출콘크리트라면 마감재 비용도 들어가지 않을 텐데 왜 이렇게 비싼가?’라고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는 시공의 정밀도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공사는 건축비 견적을 낼 때 그 정밀도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견적 내기 전, 어떤 기준을 적용할까?

주택 시공 견적에 포함되지 않는 것들

Q 코로나 19 이후로 건축비는 ‘오른다’는 이야기만 있다. 마케팅적 표현일까, 실질적인 추이가 그런가?
최준석 : 사실 건축비뿐 아니라 모든 물가가 다 오르고 있다. 이건 우리나라 얘기만도 아니라 단순히 마케팅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른 게 다 오르는데 건축비가 그대로다? 오히려 이런 표현을 의심해 봐야겠다. 건축비 상승 요인은 다양하다. 국제정세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이나 인건비, 안전사고 관련 비용이 추가되는 것도 있다. 다만, 그 상승폭이 건축비가 유난히 큰가 하면 그것은 의문이다. 우리가 설계한 10년 전 주택이 평당 700~800만 원 선이었고, 근래 비슷한 규모로 설계한 주택이 1,000~1,200만 원 선이다. 10년간 약 1.5배 증가한 것인데,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면 건축비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아닌가 싶다.
전승희 : 기본적으로 시멘트나 철근 가격이 2021년 코로나19 이후 대략 50% 이상 인상되었다. 더욱이 앞서 얘기된 것처럼 숙련공의 고질적인 부족과 환경·안전 규제의 강화도 원인으로 꼽을 수 있겠다. 인건비 상승을 예로 들면 코로나 전에는 ‘잡부’ 일당이 15만 원 선이었다면, 지금은 18~20만 원까지 올랐다. 팀장급은 일당 35만 원은 줘야 구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성상우 : 건축자재는 오르긴 올라도 비교적 안정화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건비는 한 번 오르면 내려가는 법은 없지 않나. 근래 들어서는 인건비의 상승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서문원 : 자재나 인건비는 아파트나 전원주택이나 마찬가지로 오른다고 본다. 다만, 전원주택이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건축비 상승을 더 부담스럽게 느끼는 데에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의 활성화도 한몫한다고 본다. 건축주가 더 좋은 자재, 더 나은 공법을 알고 찾으면서 전반적인 건축 퀄리티와 시공 난도가 높아졌다. 몰딩 처리 디테일만 봐도 과거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들어가는 품이 상당히 다르지 않나. 시공사는 그런 부분의 비용 상승을 반영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주택 건축, 어디에 어느 정도 비용이 들어갈까?

Q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면 건축비를 아낄 수 있다’라는 얘기가 종종 회자된다. 설계비와 건축비와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성상우 : 건축비 절감에 관한 얘기가 건축가에게서 나왔다면 아마 본뜻은 ‘시행착오 없이 간다’가 아닐까 싶다. 이와 함께 건축주의 욕심을 현실적인 눈높이로 내려 맞추도록 하는 데에 그 의미가 통한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비용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시공자와의 소통이다. 계약서를 보면서 함께 고민하고 짚어주고 찾아주기도 하고,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통 문제를 중간에서 ‘번역’해 문제 될 부분을 완화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광의의 비용 절감이지 않을까.
최준석 : 건축주 편에서 설계는 공사비를 줄이거나 늘릴 수도 있고, 좋은 집을 지을 수도, 못 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과정으로 보면 되겠다. 설계가 있어야 집의 실체와 비용, 입주 후의 삶을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설계에서 말하는 디자인은 공사에 투입될 비용의 총합적 이미지다. 공간 구성, 건물 형태, 재료, 디테일, 분위기들을 비용으로 환산해 판단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설계’라고 본다면 설계비가 무엇을 위한 투자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차현호 :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면 생각지 못한 많은 검토를 할 수 있다. 건축비를 아낄 수 있는 계획안, 비용은 더 들지만 건축주가 꼭 원했던 지점에서 접근하는 계획안 등 여러 안을 보고 건축주가 선택 및 절충할 수 있다.
전승희 : ‘설계를 통해 건축비를 아낄 수 있다’라는 것은 사용해야 하는 자재 대부분이 설계도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스펙대로 견적을 하지만, 만약 건축주의 예산을 벗어난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건축주, 건축가와의 협의 하에 쉽게 정정할 수 있다.
Q 주택 설계 시장에서 설계비는 대체로 어떻게 형성되어 있나?
최준석 : 건축 규모와 지역 등 케이스에 따라 다르다. 인허가 위주의 소위 ‘허가방’이라고 하는 설계사무소는 1~2개월 안에 인허가까지 완료하는 데에 건당 500~1,500만원 범위로 알고 있다. 반면, 설계 맡은 주택을 일종의 작품 개념으로 접근하는 건축사사무소라면 4~8개월 또는 그 이상까지 시간을 들여 설계와 인허가를 진행한다. 전체 설계사무소 시장의 10% 정도가 작가주의 건축사사무소라고 추정되며, 설계비는 대략 3천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다양하게 분포한다.
성상우 : 허가방은 보통 1천만 원 정도를 얘기하는 것 같고, 건축가 중에서도 스타로 꼽히는 사람들은 1억 원씩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통상적으로는 건축비의 10% 정도다.
Q 인테리어 사양에 따른 건축비 차이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건축물의 구조나 단열, 기밀 등의 성능에 따라서도 건축비 차이가 클지 궁금하다.
서문원 : 아무래도 노무비가 예전에 비해서 오른 것도 있어서 현장에서 이뤄지는 공정이 늦어질수록 그 비용이 커지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는 같은 형태라면 철근콘크리트가 가장 건축비가 비싸고, 다음이 스틸하우스나 중목, 경량목구조다. 단순하게 고려한다면 이런 정도다. 다만, 구조에서만 차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고, 창호의 크기, 외피와 내장, 그리고 똑같은 평수라도 외피나 내피 면적이 넓고 좁음에 따라서도 차이가 크다. 단열의 경우에도 법규 수준으로 하느냐,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비용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전체 건축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는 크지 않다고 본다.
성상우 : 유의미한 정도다. 골조 비용이 경량목구조와 중목구조가 15% 이상 차이 난다. 중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는 철근콘크리트가 더 비싸거나 비슷할 수 있다. 다만, 중목구조의 경우 구조재의 수종이나 규격, 그리고 구조재 노출 여부에 따라 또 비용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전승희 : 대체로 중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구조의 건축비가 비슷하게 잡히고, 경량목구조와 스틸하우스구조, ALC가 철근콘크리트의 70~80% 선에서 가능할 것 같다. 단열의 경우 법규 수준과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시공비가 다소 차이가 생긴다. 단순히 자재 성능 차이뿐 아니라 기밀 시공과 기밀 테스트, 열회수환기장치 설치와 높은 수준의 창호 등 여러 분야에서의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대략 전체 공사비의 20~30% 정도 차이로 본다.
건축비는 어떻게 구성될까?

Q 건축비와 관련한 많은 갈등이 ‘추가 비용’이라는 단어에서 온다. 이 추가 비용은 왜 생기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최준석 : 이유는 앞서 어느 정도 설명된 것 같다. 설계와 스펙의 모호함이 ‘해석’의 여지를 키우고, 해석의 차이가 갈등을 만든다. 이를 근본적으로 제어하는 방법은 설계 단계에서 충분한 시간을 들여 피드백 기회를 가지는 것, 역량이 검증된 시공사를 선별해 견적을 검토하는 것, 설계와 감리를 맡은 건축가가 현장 조율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전승희 : 시공사에서도 추가 비용 문제는 난감할 때가 있다. 우리도 나중에 정산하면 5~10% 정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곤 한다. 원인으로는 건축주 요구로 인한 공사 중 변경과 설계 도서 및 명세서가 불완전할 때를 꼽을 수 있겠다. 건축주 요구의 경우는 마감재의 상향 변경이 많은데, 하나의 공정은 큰 금액이 아닌 것 같아도 그게 누적되면 금세 천여만 원이 넘는 일이 많다.
서문원 : 계약 전에 ‘견적 외에 별도로 하는 사항’을 협의했으면 그에 따라 풀어나가면 되는 문제인데,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으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종종 설계 도면이나 견적 사항에 없는 사항을 건축주가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요청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에 따라 다시 부분 견적을 내 추가 사항을 협의하면 문제가 없다. 다만, 예를 들어 건축주는 ‘이 정도 만드는데 대충 얼마면 되겠지’하고 가볍게 생각하고, 시공사도 ‘이 정도는 무엇이 들어가는지 뻔하니까 당연히 주겠지’하고 서로 믿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이 믿음이 서로 일치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게 아니면 갈등이 생길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건축비와 관련해 건축주가 오해하고 있거나, 전하고 싶은 팁이 있다면?
성상우 :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건축주가 생각하고 있는 집의 정의를 시공사, 건축가와 함께 명확히 경계를 확립하고 집짓기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건축비와 관련한 문제 중 반 이상은 해결할 수 있다.
최준석 : 건축비를 자신만큼 고민하고 신경 써줄 건축가를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좋은 건축가를 찾는 일이 과거보다 많이 수월해졌다. 더욱이 홈페이지, 건축잡지, SNS, 웹 포트폴리오 등 교차 검증도 가능하다. 가치관과 집에 대한 생각이 비슷한 건축가를 직접 만나서 건축비를 비롯한 집짓기에 대한 대화를 폭넓게 나눠보면 좋을 것 같다.
차현호 : 정보 범람의 시대다. 유튜브에도 온갖 건축비 절약 팁이 나오지만, 그 정보가 틀렸다기보다는 특정 상황에만 맞는 말인 경우가 많다. 정보를 폭넓게 수집하되 ‘경우에 따라 다르다’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겠다.
전승희 : 토목공사나 각종 시설 부담금, 가구 공사, 세금 등 ‘보이지 않는 건축비’가 큰데, 건축주들은 이를 생각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같은 도면이니 무조건 최저가를 적어낸 시공사를 선택해야겠다는 건축주도 많았다. 이를 중간에서 잘 설명할 수 있는 건축가를 만날 것을 권한다.
서문원 : 단독주택을 짓고 살 때, 건축비도 중요하지만, 유지비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 유지비는 결국은 단열과 방수에 좌우된다. 건축비를 아껴야 할 때 어떤 부분을 줄여야 할지 고민일 텐데, 이 두 가지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아끼기보다는 투자하길 바란다.
구성_ 신기영 | 사진_ 주택문화사DB, 건축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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