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는 유전이나 나이 때문이라고만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일상적인 식습관이 인지 기능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한국인의 밥상에서 자주 올라오는 멸치젓갈처럼 짠 반찬을 중심으로 한 식습관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단순히 짠 음식이 문제인 것이 아니라, 고염도와 함께 가공 과정에서 쓰이는 화학 첨가물, 그리고 반복적인 섭취 방식이 복합적으로 뇌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당장 위험해 보이지 않지만,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서서히 신경세포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염분 과다는 뇌혈류를 줄이고 뇌세포를 약화시킨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런데 이 고혈압이 결국 뇌혈류에까지 영향을 주게 되면서, 뇌에 전달되는 산소와 영양 공급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진다. 뇌는 생각보다 혈류 공급에 민감한 장기라서, 아주 약한 혈류 저하도 반복되면 서서히 신경세포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억력 저하나 판단력 둔화 같은 초기 인지 장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에는 혈관 탄력도 줄어들고 회복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염분에 대한 부담이 더욱 크다. 하루 소금 섭취량이 조금씩 초과되는 것만으로도 뇌 건강엔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멸치젓갈은 단순한 염분 덩어리가 아니다
멸치젓갈은 보기보다 매우 높은 염도를 갖고 있고, 시중 제품의 대부분은 짧은 숙성 기간을 보완하기 위해 화학첨가물이나 향미증진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천연 발효만으로 만들어졌던 과거의 방식과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젓갈류를 매 끼니 반찬처럼 먹는다면, 단순히 짠맛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품첨가물까지 반복적으로 섭취하게 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특히 글루탐산염이나 합성 보존제 등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지속적인 섭취 시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이런 식단을 오랫동안 반복하면 뇌 기능 전반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장 건강과 뇌 건강은 연결돼 있다
최근 많은 연구들이 장내 미생물과 뇌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를 ‘장-뇌 축’이라고 부르는데, 장내 환경이 건강할수록 뇌 기능도 안정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문제는 고염 식단이 이 장내 환경을 해친다는 점이다. 지나치게 짠 음식은 장내 유익균을 억제하고, 점막을 손상시켜 장 투과성을 높인다.
이렇게 되면 염증 유발 물질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고, 결국 뇌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치매 위험은 단순히 뇌 안에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전신 염증 상태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점에서 식단은 훨씬 근본적인 변수다.

소량이라도 반복이 위험하다
많은 사람들은 “젓갈 한두 숟갈 먹는 게 뭐 어때서”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문제는 그 소량을 거의 매일 반복한다는 데 있다. 한국인의 전통 식탁은 젓갈류, 김치, 장아찌, 국물 요리 등 염분이 많은 반찬이 기본 구성이기 때문에, 하루 염분 섭취량이 쉽게 과해질 수 있다.
그리고 젓갈류는 자극적인 맛 때문에 밥을 더 먹게 만들고, 이는 또다시 혈당을 높여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 반응까지 유도한다. 즉, 짠 음식은 단순히 짜서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불균형하게 만든다는 데에 위험성이 있다.

뇌를 위한 식단은 따로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뇌에 좋은 식단으로 주목받는 건 주로 지중해식이나 마인드(MIND) 식단이다. 이 식단의 특징은 염분을 최소화하고, 채소와 견과류, 생선, 통곡물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재료를 중심으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한국 식단에 맞춰 바꾸자면, 짠 반찬은 주 1~2회로 줄이고, 국물보다는 무침이나 찜 중심의 조리가 더 적합하다. 또한 간은 소금보다 향신 채소나 발효된 된장, 식초, 마늘, 참기름처럼 간접적인 풍미로 대신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이렇게 식단의 구조를 조금만 바꾸더라도 뇌를 지키는 환경은 충분히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