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시대 연다... 한국관광공사가 그린 방한 크루즈 관광의 청사진
선원까지 관광 소비 주체로 확장
방한 관광객 3000만 조기 달성 박차

|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전장(LOA) 347m에 탑승 정원 7173명. 축구장 그라운드 3개 면 길이에 장충체육관 총 좌석수(4507석)의 1.5배가 넘는 정원을 자랑하는 거대한 크루즈가 국내 부산항과 여수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얄캐리비안의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Spectrum of the Seas)'호가 그야말로 화제다.
로얄캐리비안은 기업 가치가 약 100조원으로 전 세계 크루즈 시장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가진 초대형 글로벌 선사다. 대중 크루즈부터 럭셔리 크루즈까지 다양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 지역에선 상하이를 모항으로 하는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와 싱가포르를 모항으로 하는 오베이션 오브 더 시즈호 등 대형 선박을 배치하며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로얄캐리비안 신규 기항 유치 성과
그런 만큼 관광업계에선 기대가 남다르다. 양적, 질적 측면에서 모두 의미가 컸다. 일단 선박 규모부터 웅장하다.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는 전장이 긴 것은 물론 총톤수 역시 16만8670GT에 달하는 초대형 크루즈다. 탑승 정원 구성을 살펴보면 승객 정원은 5622명, 승무원 정원은 1551명에 이른다. 2019년 건조된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는 로얄캐리비안이 아시아 노선에 배치한 대표적인 대형 선박으로 꼽힌다.
질적으론 방한 크루즈 관광 확대 가능성을 높이며 청사진을 그렸다. 무엇보다 한국관광공사의 세심한 노력이 방한 크루즈 관광의 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얄캐리비안 아시아 담당자와 접촉하며 중국발 크루즈의 한국 기항 확대를 협의해 왔다. 지난해 4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씨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 박람회에서 선사 아시아 담당자와 B2B 상담을 한 걸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중국발 크루즈 유치 확대를 위한 선사 사장단 미팅 일정을 조율하고, 올해 1월 벤자민 사장 등 중국지역 사장단의 방한과 업무 협의를 이끌어냈다.
한국관광공사는 그 과정에서 한중일 동북아 크루즈 노선 조정 가능성이 커지는 흐름을 재빨리 캐치하고 기존 일본 중심 노선의 일부를 한국 기항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제안해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선사 측에 제주·부산·인천 등 기존 기항지로의 노선 전환을 제안하는 한편 신규 기항지로 여수를 함께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스펙트럼 오브 더 시즈호의 부산·여수 기항이 성사됐으며 여수는 2016년 이후 로얄캐리비안의 첫 크루즈 입항을 맞게 됐다. 단순히 기존 노선을 가져오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지역까지 크루즈 기항지로 연결한 점은 뚜렷한 성과로 남았다.

▲선원까지 관광 소비 주체로 확장
한국관광공사의 전략은 단순히 더 많은 크루즈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기항과 연계한 프리미엄 체험상품을 개발해 지역 소비를 확대하고, 기항 관광의 품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부산과 여수 기항에서도 이러한 방향이 구체화됐다.
부산에선 승객뿐 아니라 선원까지 관광 소비의 주체로 확장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관광공사는 12일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 선원을 대상으로 K-뷰티 셔틀버스를 운영했다. 부산항 크루즈터미널과 서면 메디컬스트리트를 잇는 셔틀버스 5대를 마련해 선원들이 짧은 기항 시간 내에 헤어·메이크업 등 K-뷰티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국관광공사와 선사가 힘을 모아 선원을 대상으로 고부가 상품을 개발한 첫 사례다. 한국관광공사는 향후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정례화 여부도 적극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영국에서 온 엠마 데이비슨은 "사찰 측에서 제공한 전문적인 영어 가이드 덕분에 한국 불교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었다. 신기하고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 호주에서 온 크레이그 앤더슨은 "사찰 음식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신선한 재료뿐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이 공감하게 됐다. 특히 외국인의 시선에서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프로그램 덕분에 아주 즐겁게 참여했다"고 만족해 했다.

▲방한 관광객 3000만 조기 달성 박차
한국관광공사는 중국 최대 국영 선사인 아도라(Adora)와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확대하고 있다. 아도라 크루즈의 한국 기항은 지난해 101항차에서 2026년 212항차로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관광공사는 로얄캐리비안과 아도라 등 글로벌 주요 선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한여옥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콘텐츠실장은 "로얄캐리비안과의 공동 마케팅이 고부가 상품의 지평을 열었다면 아도라 선사와의 협력 확대는 방한 크루즈 시장의 압도적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라며 "글로벌 리딩 선사들과의 다각적 협업을 통해 한국을 동북아 크루즈 관광의 메카로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10년간 방한 크루즈 관광객(승객+선원) 규모는 연평균 4.9% 성장해 글로벌(5.4%) 및 일본(6.2%) 대비 다소 하회하고 있으나 동북아 정세, K-콘텐츠 인기 등에 따른 유치 확대 기회는 상존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방한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조기 달성을 위해 크루즈 관광을 볼륨 드라이버로 활용할 계획이다. 크루즈 관광이 방한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여는 데 하나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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