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오면 ‘대사 질환’도 따라온다고?
- 대사 이상과 통풍은 서로를 유발하는 인과 관계
- 정상 대사인 사람도 통풍 걸릴 수 있음에 유의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에서 ‘대사증후군’ 판정을 받아본 적이 있는가? 대사증후군이란, 여러 가지 ‘대사 이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 등이 대사 이상에 해당한다. 허리 둘레, 혈압, 혈당, 지질 수치 중 표준 지표에 따른 측정 결과 중 3가지 이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대사 이상에 해당하는 상태들은 사실 낯설지 않다. 보통 대사 이상은 잘못된 생활습관이 장기간 유지된 결과로 나타난다. 아마 현대인들 중에는 모든 수치가 정상에 해당하는 사람보다는 하나 이상 기준치를 벗어난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대사 이상과 친밀한 통풍
대사 이상은 흔히 통풍을 유발한다. 통풍을 유발하는 원인은 ‘퓨린 증가’로 인해 형성된 요산 결정이 관절 등에 축적되는 것이다. 비만은 체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배출은 감소시키는 원인이다. 고혈압도 마찬가지다. 높아진 혈압으로 인해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발작적으로 통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반대로 대사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통풍이 발생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퓨린 함량이 높은 음식을 즐겨먹는 경우, 요산이 과도하게 축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통풍은 당장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통풍이 먼저 생기면 그에 따라 대사 이상 및 대사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통풍이 대사 이상을 일으키는 과정
체내에 요산이 과다하게 쌓이면 백혈구는 이들을 유해 성분으로 인식해 공격한다. 요산은 본래 신장을 통해 배출돼야 하는 물질인데, 이들이 관절 등에 쌓임으로써 문제가 된다. 즉, 백혈구의 공격 대상이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백혈구는 관절에 쌓인 요산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많은 염증 물질을 내뿜게 되고, 이로 인해 통풍 발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산의 양이 많을수록 염증 물질도 과다하게 생성된다. 이들 중 일부가 혈액을 타고 간으로 흡수되면, 간에서도 염증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대사와 해독의 중심 기관인 간이 염증의 영향을 받으면 지방 대사 이상은 물론 전체적인 기능 저하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혈액 속에 지방 농도가 높아지는 고지혈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본래 요산은 신장에서 걸러져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요산의 양이 과도해 신장의 처리 한도를 넘어가면 신장에도 요산이 축적되며 기능에 악영향을 준다. 이는 신장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혈압 조절 능력을 방해하기 때문에 고혈압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대사 이상을 넘은 대사 질환
대사 이상은 장기화될수록 심각한 증상을 동반한다. 이들을 ‘대사 질환’이라 한다. 비만, 당뇨,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이 대표적인 대사 질환이다. 대사 질환들은 서로 연결돼 있어, 이들 중 한 가지만 발생하더라도 다른 질환이 합병증으로 따라오는 경향이 있다.
특히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등은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증상들이다. 혈당이 높게 나타난다는 것은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면 혈관 내피를 손상시켜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또한, 고지혈은 혈중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고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이로 인해 혈관 벽에 노폐물이 축적되거나 혈전이 생성되는 등의 문제로 동맥경화 위험을 높인다.
높은 혈압은 심장에 지속적인 부담을 주고, 이 과정에서 심장 혈관의 손상을 일으킨다. 과도한 압력을 받은 심장근육은 비대해질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심부전이 발생한다. 즉, 다양한 대사 이상은 심장과 혈관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치명적인 심혈관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통풍 예방을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
앞서 대사 이상이 통풍을 유발할 수도, 반대로 통풍이 대사 이상을 유발할 수 도 있다고 설명했다. 대사 이상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이미 익히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반복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통풍 예방을 위해 점검해야 할 것들은 한 번 더 강조할 필요가 있겠다.
대사 이상을 겪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가정했을 때, 통풍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퓨린, 알코올, 수분에 주목해야 한다. 고기, 해산물, 내장 고기 등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훌륭한 음식들이지만, 많이 먹을 경우 퓨린 섭취가 과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맥주부터 도수가 높은 각종 증류주 역시 갑작스러운 통풍 발작의 원인이 되므로 많이 마시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 수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 체내에 요산이 쌓이더라도 원활하게 배출될 수 있으므로 수분 섭취량에도 신경을 쓰도록 한다.
정기 건강검진에 꾸준히 임해 건강한 대사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이상이 발생한다면 원인이 될만한 요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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