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물다섯 살이던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자 일흔이 넘은 노인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쓴 대가였습니다. 그런데 이 설정에는 뒤에 숨은 사정이 따로 있습니다.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이야기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던 청년 김혜자는 우연히 손에 넣은 시계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을 돌릴 때마다 자신의 나이가 그만큼 늘어나고,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일흔이 넘은 몸이 되어 버립니다. 가족조차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청춘을 통째로 건너뛴 채 노년의 일상을 살아가게 됩니다. 초반에는 코미디에 가깝게 흘러가지만 회차가 쌓일수록 전혀 다른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 전환이 이 작품의 평가를 끌어올린 결정적인 지점입니다.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2019년 열린 백상예술대상에서 이 작품의 주연 김혜자가 TV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시상식 당일 그가 수상 소감을 전하는 장면은 그날 방송에서 분당 최고 시청률 5.7%를 기록하며 최고의 1분으로 꼽혔습니다. 극 중 대사를 그대로 읽어 내려간 소감이 긴 여운을 남겼고, 방송 직후 전문이 온라인에 빠르게 퍼졌습니다. 같은 해 시상식에서는 다른 화제작이 4관왕을 차지했지만, 가장 많이 회자된 장면은 이 소감이었습니다.

김혜자와 한지민, 남주혁
같은 인물을 젊은 시절과 노년으로 나누어 두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노년은 김혜자가, 청춘 시절은 한지민이 맡았고 남주혁이 상대역으로 출연했습니다. 한 사람의 말투와 버릇을 두 배우가 이어받아야 하는 구조라 호흡이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위화감 없이 연결됐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남주혁 역시 호소력 짙은 연기로 호평을 이끌어냈습니다. 종영 이후 미공개 영상을 담은 소장용 영상물이 따로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판타지가 아니었던 이야기
후반부에 이르면 이 작품이 다루는 것이 시간 여행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앞에서 가볍게 지나쳤던 장면들이 전부 다른 의미로 다시 읽히고, 그래서 두 번째 시청에서 완전히 다른 드라마가 된다는 말이 많았습니다. 노년의 일상을 과장 없이 담아낸 장면들도 다시 보면 성격이 달라집니다.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마지막 회를 지나면 뒤집힙니다.

지금도 추천되는 이유
방영된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인생 드라마를 묻는 질문에 꾸준히 이름이 오릅니다. 12부작으로 길지 않아 부담도 적은 편입니다.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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