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결과 따라 1만명 규모 총궐기대회 전개하기로
한미 관세 협상 테이블에서 소고기를 비롯한 농산물 수입확대 의제가 다뤄질 것이 기정사실화하면서 한우농가들이 정부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 반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우협회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 이뤄질 경우 대정부 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30일 한우 농가들은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 이후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확대하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우를 사육하는 8만 농가로 이뤄진 전국한우협회는 30일 종로구 주한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며 "굴종적인 한미 관세 협상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미국산 소고기는 도축과정에서 특정위험물질(SRM)이 제거된 30개월령 미만의 소고기만 수입된다. 2003년 12월 광우병 발생을 이유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금지한 뒤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양국 간 합의를 통해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협회는 "한우농가는 더 이상 통상 테이블에 올라설 수 없다"며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우협회는 "한국은 이미 미국 농산물의 5대 수입국이고, 지난해 미국은 농산물 분야에서만 80억달러(약 11조원)가 넘는 무역 흑자를 거뒀다"며 "통상 당국이 협상 전부터 일방적이고 불평등한 조건을 수용하고 퍼주는 것은 협상이 아닌 제2의 강화도조약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소고기 수입량은 46만1027t(통관 기준)으로 이 중 미국산 소고기는 22만1629톤으로 국내 소고기 수입육 시장에서 48.1%를 차지했다. 8년 연속 1위다.
이들은 "현재 미국산 소고기의 최대 수입국은 한국으로, 우리 한우산업과 한우농가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에서 가장 큰 피해를 봤다"며 "우리 정부는 오히려 상호관세를 이유로 미국산 소고기에 25% 관세를 추가 부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년 우리나라가 수입한 외국산 소고기의 48%가 미국산인데 내년이면 미국산 소고기의 관세는 0%가 돼 점유율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우협회는 정부의 협상 결과에 따라 1만 명 규모의 전국 한우농가 총궐기대회를 여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전국한우협회는 한우산업의 발전과 회원농가의 공동이익 및 권익보호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1999년 창립된 농민단체다. 중앙회를 비롯해 10개 시·도 지회, 140여개 지부 조직으로 이뤄져 있으며 3만여 농가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