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스토리 공판 출석' 삼성전자 CFO "미전실, 의사결정기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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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전경 /사진=박선우 기자

급식 일감 몰아주기로 삼성웰스토리를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등에 대한 재판에 박순철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는 미전실 지시로 계열사들이 삼성웰스토리에 사내급식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으로 박 부사장은 '미전실은 의사결정기관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법인 등에 대한 2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박 부사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박 부사장은 과거 미전실 전략2팀에서 삼성에버랜드 관련 업무를 맡았다. 이는 삼성웰스토리가 삼성에버랜드 급식사업부였던 시기다. 삼성웰스토리는 2013년 물적분할돼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의 자회사가 됐다.

재판에서 검찰은 박 부사장에게 미전실의 역할 등을 질문했다. 이에 박 부사장은 '미전실은 회사의 미래를 대비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미전실은 의사결정기관이라기보다 회사의 미래와 각 회사들 간 시너지 창출 방안을 고민하는 곳으로 교육받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미전실의 방침을 계열사 임원들이 따르지 않겠다고 한 사례가 있었냐는 검찰의 질문에 박 부사장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이 구체적인 사례를 묻자 박 부사장은 14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검찰은 임원들이 미전실의 방침이나 의견을 좇을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보인다고 했으나 박 부사장은 "합리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조정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후 변호인 측 신문에서도 박 부사장은 중장기적 미래에 대해 회사와 협의하는 것이 미전실의 역할이라고 했다. 박 부사장은 미전실이 의견을 제시하더라도 "결정은 경영자와 의사회의 권한이라 회사 내부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전실의 의견과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였다는 취지였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6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 4개 기업이 사내급식 물량을 삼성웰스토리에 몰아줬다며 2349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그러면서 최 전 실장과 삼성전자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2022년 11월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은 2013년 4월부터 2021년 6월2일까지 사내급식 물량 전부를 삼성웰스토리에 수의계약(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계약) 방식으로 몰아주면서 식재료비 마진 보장, 위탁수수료로 인건비의 15% 추가 지급, 물가·임금 인상률 자동반영 등으로 삼성웰스토리가 높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사건과 관련한 행정소송에서는 삼성 계열사가 이겼다. 지난달 서울고법 행정3부(윤강열 부장판사)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웰스토리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과징금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미전실의 지시에 따라 삼성전자 등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급식 거래를 체결했다고 단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고, 삼성웰스토리의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재무지표의 절대적 규모만으로 이 사건의 급식거래가 부당지원행위에서 문제되는 규모의 상당성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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